내가 탄 두번째 배 브릿지에서 찍은 사진)

두번째 배를 승선

졸라 큰 배를 탔음
이 배는 항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앵커를 박고 있는 배였는데, 첨부한 사진처럼 양 옆에 배가 붙어서 배끼리 기름 이송 작업을 시행함. 이 때 챙기는 수수료가 어마어마 하다더라 상상도 하지 못할만큼..
어쨌든 항해하지 않는 배를 항해사가 탔다고해서 할 일이 없는 건 아님. 항해사는 항해만 하는줄 알고있지만 실제로는 수속작업, 교육훈련, 화물작업, 갑판정비 등 정말 많은 일을 함. 이 배에서는 화물담당자인 1항사 없이도 하역작업을 2,3등항해사가 당직시간동안 도맡아서 할 수 있어야했음.

형들 태안 기름유출 사고 기억남?
기름유출한 선박이 몇천톤급으로 기억하는데, 저 배는 시발 15만톤인가 그랫음.
저 배 종류는 VLCC (Very Large Crude oil Carrier 엿나?) 였고 길이가 300미터임.
하역작업하다가 기름유출되면 진짜 좆대는거..물론 책임을 물면 나도 져야하고..
그래서 인수인계를 상당히 긴 시간동안 회사에서 시행해줬음. 동기가 나와 인수인계를 2주간 해 준 덕분에 약 한달만에 배에 완벽 적응을 하게됨.

적응하면? 존나 놀아야지
배에서는 저녁먹고나면 사람들이 모여서 카드를 치거나 노래방을 하거나 하며 같이 모여서 노는 경우가 많음.
이 배는 선장님이 카드치는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거의 당직시간 외 무조건 카드를 쳤음.
나도 반 강제적으로 카드를 치다가, 카드의 맛을 알게 되버림.
세븐포커 하루에 4~5시간씩 몇 달 치니까 거의 도사가 되더라. 졸라 재밌었음.

그러던 어느날, 선장님이 홀덤을 쳐보자고 하는거임.
그 당시 선장님 제외 아무도 홀덤을 몰랐음
선장님이 손수 홀덤이 뭔지 가르쳐주는데, 시발 너무 어렵고 재미도 없는거임.
사람들도 다 그냥 세븐하자고 하는데 선장님이 억지로 홀덤치자고 밀고나감.
결과적으로 1주일도 안되서 전부 홀덤에 중독됨 ㅋㅋㅋㅋ 확실히 홀덤이 재밌더라.
그렇게 전형적인 오프아재들과 홀덤을치며 단련을 하게됨.
내가 홀덤을 따로 배우거나 남들에 비해 많이 친 건 아니지만, 저때가 가장 재밌었음.

그리고 어느날..

이 배는 항해하지 않는 배였기때문에 항해사들은 차례대로 상륙을 나갈 수 있었고,
약 1달에 1번 2박3일정도 놀러나갔음 (선장님이 허락해줘서 가능했던 일임 보통은 몇시간만 놀다가 들어와야댐)
이 배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중간인 tanjung pelepas 였나 tanjung telepas였나 앵커리지에 있었는데, 여기는 말레이시아 소속이여서 상륙은 말레이시아로 나가서 놀았음. 여권도 따로 필요없이 나가서 놀아도 된다는 에이전트 말에 돈만챙기고 편하게 나갔었음.
말레이시아에 조호르바루, 부킷인다에서 주로 놈. 그 날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말레이 대형 쇼핑몰 aeon mall에서 먹을거 사고 에어비앤비로 숙소잡고 선장이랑 삼기사랑 술마시고 놀고있었음. 근데 선장이 당구치고 싶다그래서 당구치러 ㄱㄱ

그랩으로 택시잡아서 당구장가고, 시끄럽게 낄낄거리며 당구치고 있는데
당구장 사장이 말을 거는거임
'플레이 뽀커? 홀덤?'
한국으로 치면 오프엿던거지. 포가 안맞았나봄 우리한테 말 건거보면..
그래서 다들 상의하고 홀덤 한 번 쳐보기로함.
당구장 깊숙한 곳 창고처럼 보이는 방에 들어가자,
삐까뻔쩍.. 테이블 세팅되어있고 사람들 몇 명 앉아있고.. 좀 신기했음.
블라인드는 2/5링겔 (400링겔에 100불임)
겁도 없이 멋도모르고 말레이시아 오프 판떼기에 앉게됨 ㅋㅋ 이게 내 첫 오프..

바이인은 500-2000 링겔이였고, ㅈ밥인 난 500으로 들어감.

그리고 비기너스 럭이 여지없이 발동되고

스택을 ㅈㄴ 불리다가 오프 사장을 셋오버셋으로 보내버리자

사장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하는데..

담편에계속..

요약
1.카드배움
2.오프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