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사진은 내가 첫 3항사때 탄 배고, 두번째사진은 두번째 배 브릿지임)

첫 3항사로 승선

회사에서 배를 나가라고 연락이 옴.
이제 나도 돈을 받는 프로라고 생각을 하고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승선을 준비함.
전 편에서 말했듯이 실습 때 개같은 선장을 만났지만, 이미 사전조사를 통해 내가 탈 배 사람들은 싸이코패스가 없다는 걸 알고 안심함.
'ㅈㄴ열심히 해야지'

배타기 1~2주일 전.
배에 승선해있는 사람들이 나한테 심부름 해올 물품들을 ㅈㄴ 부탁함.
아프리카에서 자주 운항하는 배이다 보니까 김치가 그리웠나봄.
배추김치 20kg을 가져가야했음.
거기에 +로 외장하드 2테라 용량 최신 드라마 영화 등 채워가고, 기타 잡 심부름 용품 챙기고나니
비행기에서 허용해주는 수하물 제한때문에 내 짐은 10kg도 챙겨갈 수가 없었음. 진짜 필요한 물품만 주섬주섬 챙김.
게다가 배가 아프리카에 있어서 비행기 경유를 3번인가 해야했음. 비행기 탑승시간만 24시간을 훌쩍 넘김.. 죤내 피곤..
경유지 중 하나인 adis ababa였나?
이름이 특이한 곳에서 코카콜라 한 잔 사먹었는데, 탄산이 굉장히 짜릿했다. 곧 배를 타는 기분때문에 그렇게 느낀거였을까? 그 맛이 잊혀지지않음.

여차저차 승선을하고, 실습 때 산전수전공중전을 겪다보니 3항사 적응은 어렵지 않았음.
첫 입항 때 얼타다가 일항사한테 서류결재판으로 대가리를 한 대 맞긴 했지만 그거 외에 신체적인 터치는 없었다.

그리고 필리핀 부원들과 함께 지내야하다보니 영어를 필수적으로 해야했는데, 선박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크게 어렵지 않음.
특히 관용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얼레디 짭짭? (밥머거써?)
-고 짭짭? (밥머그러갈래?)
이런식으로 사용함. 그냥 야매 영어임.

몇 개월 지나니 배도 정말 탈만했음. 배에 적응하니 사람들이 여가시간에 세븐포커 칠 때 나도 끼워줌.
한 1달 정도 쳤는데 1000불정도 잃엇다. 처음 쳐보는거라 ㅈㄴ 못쳤는데 사람들이 인정사정안하고 돈 다따감 ㅋㅋㅋ
어쨌든 사람들이랑 사이좋게 지내면서 무난무난하게 하선까지 할 수 있었음.
9개월 승선 후 하선할 때 배에서 갱웨이를 밟고 내려가는데, 짜릿한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할듯..
그리고 공항가서 와이파이로 은행계좌를 확인하는데, 사회 초년생인 내가 이런 큰 돈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더라.

그렇게 하선하고 약 3개월 동안 휴가를 보내고, 회사에서 다음 배를 타라고 연락이 옴.
그리고 그 배에서 나는 인생의 전환점이라면 전환점을 맞이하게됨..

요약

1. 3항사 조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