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탠다드 판독기입니다. 저는 핸드의 스탠다드 여부를 판독하는 기계이지만...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 된 기계이기 때문에 포고의 문화에 맞춰서 반말로 쓰겠습니다.

 밑에 글에서 논쟁이랄까, 그냥 토론이랄까를 하다가 밑 글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건 아니지만, 하여간 생각난 주제야. 핸드토론을 하다보면, 몇몇 사람들이 너의 사고도 말이 되는데, 나는 이런 스타일이 더 좋다. 그럼 난 이렇게 할테니 너는 이렇게 플레이해라. 어차피 포커에 정답은 없으니까. 그게 내 방식이다. 라고 말하는 걸 볼 수 있지. 포커에 정답이 있을까, 없을까? 

 내 결론은 '포커에는 정답이 있다'야. 단 한 가지 가정이 필요한데, 그 '정답'이라는 것의 정의는 장기적으로 최고의 수익을 내는 옵션이라는 거지. 포커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포커는 그냥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양한 스팟에서 결정을 내리는 게임이지. 그러면 그 결정의 방향성이 어디냐? 를 따져봐야 하는데, 여기서 최상의 EV인 결정을 목표로 하고, 그게 옳다는 거야. 토너에서 ICM이 있는 것 처럼, 인생에서의 Independent Utility Model이 있어서 효용함수에 따라 100불 딸 확률이 60%고 잃을 확률이 40%여도 잃었을 때의 효용이 지나치게 감소해서 참가를 안 하는게 옳은 사람도 있겠지. 그러나, 그러한 효용이나 risk premium은 개개인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에 포커에서는 그냥 무조건 최고의 EV옵션을 '정답'이라고 생각하고($에 대해 리스크중립적), 그걸 보완하기 위해 BRM에 의한 리스크 관리나 멘탈관리 측면으로 따로 생각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럼 이제 '정답'이라는 것이 최고의 EV를 향한 결정이라는게 가정되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커에 답이 없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정답이 뭔지 헷갈릴 수는 있어도, 명백히 존재하는 거지. 우리가 시험을 봤을 때 그 분야의 전문가는 모든 문제를 명확히 풀 수 있는데, 초보자는 쉬운 문제는 명확히 풀 수 있는 반면 어려운 문제는 헷갈리는 것과 같은거지. 예를 들어보자. 6링에서 6명 모두가 프리플랍에 100bb를 가지고 있는데, UTG의 니트가 갑자기 100bb를 쌩올인했어. 내가 CO에 있다면, 선택은 콜투 올인과 폴드 뿐인데, 정답이 뭐고 오답이 뭔지는 너무나 명확하지? 흰색과 검정색처럼.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야. 다른 예를 보자. 토너먼트에서 (ICM이 특수하지 않다고 가정하고) M=3인 상황에서 HJ에서 QJo를 받았어. 내 최적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것은 사실 토너먼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는 문제고, 공부를 어느정도 한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명확한 문제야. 즉 어느정도 초보자 딱지를 뗀 사람은 흰색인지 검은색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지만, 초보자들은 회색으로 보인다는 얘기지. 우리가 포커를 공부하는 건 이러한 Gray Area를 줄이기 위해서야. 주어진 정보들을 토대로 최고의 액션이 무언지 판단해야 해서 정답을 찝어야 하는데, 단편적으로는 비슷한 스팟들을 공부하는거고, 궁극적으로는 그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공부하는거지.

 며칠 전 다른 카페에서 PS NLH Zoom 풀링 25방의 핸드 히스토리가 하나 올라왔었어. 사실 그 글에서는 포스트플랍에 대한 토론이 위주였지만, 프리플랍에 대한 이야기도 얼추 있었기에, 여기서는 프리플랍 문제만 보자. PS NLH Zoom 풀링 25방에서, UTG(160bb)에서 3bb오픈, HJ(80bb)이 10.5bb로 3벳하고, 우리가 100bb스택으로 66을 들고 빅블라인드자리에 위치해 있었어. 여기서 실제 글을 올린 사람은 이걸 콜드콜을 했었는데, 이게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에 대립하는 의견인 왜 너의 잣대로 이게 '오답'이라고 판단하느냐, 프리플랍에 콜하는 건 잘못 된게 없다, 상대가 Unknown이기도 한데 포커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의견이 있었지. 상대가 Unknown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아니야, 분명 정답은 있어. 상대가 Unknown인 것은 정보가 없는 것이지만, 포스, 풀링, 25방, 줌, 해당국가의 Unknown 플레이어가 대략적으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확률모형으로 존재하기 때문이지. 즉, 66을 콜드콜하는 행위와 폴드하는 행위를 비교했을 때, 가능한 모든 플랍, 상대 레인지의 모든 핸드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내가 어떤 식으로 플레이하더라도 Unknown상대로 EV를 양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연구가 된 결과이며(원래는 낮은 파켓으로 오픈하고 3벳을 콜하는게 -EV로 밝혀진 것인데, 콜드콜은 말할 것도 없겠지), 이에 따라 폴드가 정답이라고 얘기하는 거지. 

 다시금 말하자면 포커는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액션을 판단하는 Decision-making 과정이야. 여기서의 '정보'는 포지션, 스택, 액수, HUD수치만이 아니야. 국가, 타이밍텔, 해당 스테이크, 오토탑업여부 등도 정보가 되기 때문이지(오프라인의 경우 인종, 옷차림, 칩쌓아놓은 모양, 성별 등등도 모두...). 상대가 Unknown이라고 해도 그 Unknown이 행동하는 확률모형이 분명 존재할거야. 우리가 완벽히 알 순 없지만, 존재하긴 하지. 그 Unknown이 나에 대해(다른 Unknown에 대해)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대한 모형도, 더 잘 이해한 사람이 있을거고, 그걸 잘 이해한 사람이 정보가 많은 거겠지. 즉, 그런 HUD나 포지션 스택부터 사소한 국가나 타이밍텔등등부터 Unknown에 대한 통계까지 공부한 사람이 정보가 많은 거고, 그러한 정보를 잘 캐치하는 것이 포커를 잘 하기 위한 첫번째 과제인거야. 그렇다면 그 정보를 토대로, 내가 현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하는것이 최고의 +EV인지 판단하는 것이 두번째 과제야. 포커에서 실력은 저 2가지에 있어. 첫번째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고, 두번째는 그 정보를 토대로 최고의 옵션을 판단하는 것이지. 저 2가지를 잘 하는 사람들은, 초보자들이 회색으로 보는 것을 흰색 혹은 검정색으로 볼 수 있으니까, PokerGosu같은 사이트에서 핸드가 올라왔을 때 고수들이 이거는 흰색이다. 이러저러하기 때문이다. 라고 회색으로 보는 사람들한테 댓글로 자기 판단과 근거를 써주는거지. 고수들끼리도 이런 저런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은, 여러 개의 옵션의 EV가 꽤나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

 사실 어쩌면 당연할 수 있는 내용을 장황하게 풀어놨는데, 이 또한 내 생각일 수 있으니까 다른 의견이나 틀린부분 있으면 지적해주고, 보충해주면 좋겠어. 나도 사실 실상은 그렇게 잘 하는 사람도 아닌데, 평소에 넘 잘난 척 하듯 댓글 쓰고 이런 글 까지 쓰니까 내가 봐도 띠껍네ㅠㅠ 아무튼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포커고수가 활성화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