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깔리고 많이 뜨겁지 않은것으로 보아 이른 오전인것 같았다. 팔뚝에 앉은 모기가 더는 피를 빨수 없는지 배가 부풀어 올라 날아갈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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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1 18:48:13

햇빛이 깔리고 많이 뜨겁지 않은것으로 보아 이른 오전인것 같았다. 팔뚝에 앉은 모기가 더는 피를 빨수 없는지 배가 부풀어 올라 

날아갈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오른쪽 귀 뒤쪽이 뻐근하고 머리는 바윗돌 마냥 무거웠다. 귀뒤에 손을 대어보니 

피덩어리가 엉겨 말라 있었다. 고동색의 핏자국은 어깨 까지 남방을 물들였고 오른팔과 다리는 심한 통증이 여기저기 욱씬거렸지만 

까닥까닥 하여보니 부러지지는 않은것 같았다. 몸통쪽의 갈비뼈는 아무래도 갈라진 모양인지 조금만 뒤틀어도 온몸이 괴롭게 아팠다. 

어쨓든 힘을 다해서 배수로를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 길뚝에 걸터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왼쪽은 큰길쪽 임이 가늠되었고 언덕으로 가로 막혀있다. 

오른쪽에 멀찌감치 산밑으로 조그마한 집이 띄엄띄엄 서너채 보였다. 비교적 인적이 없을듯한 농로였는데 마을 방향에서 저 멀리에 누군가가 

걸어 오는것이 보였다. 어떻게든 도움을 요청하는것이 좋을듯 하여 한참 기다리고 있자니 30대 정도 얼굴이 갈색톤인 마른 여자가 밭일을 위해서 인지 

오는듯 했고 핏자국 있는 나의 옷차림의 발견 하고는 놀라 눈이 휘둥그래 지며 피하려 하기에 따갈로그와 영어, 손짓으로 돈을 빼았는 모션과 

내머리를 치는 시늉을 해 보이면서 다급히 말했다. 

"노굿 바디 아꼬 빼라 바이트 앤드 어탭, 헬프미"
(나쁜 놈들이 내돈을 빼앗고 때렸다. 도와줘) 

놀란 표정은 조금 추스려지고 순박한 표정과 함께 그녀가 대답했다. 

"@@@$##%%~~~~~ 맘마야 아꼬 ###.!" 

그녀는 영어도 거의 모르고 타갈로그도 아닌것 같은 무슨 말을 여러 마디 했지만 끝부분에 '기다려라 내가 다시오겠다.' 

손짓을 섞어 말하고는 서둘러 마을쪽으로 달려갔다. 달리 기댈곳은 없었고 한참을 기다리자니 '두두두두' 소음을 내며 낡은 트라이시클 한대가 나타났다. 

20대 초반 가량의 건강해 보이는 청년이 나를 발견하고 역시 놀란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먼저의 여자가 말했다. 

"샤 아꼬 아낙!"
(그는 내 아들이다.) 

청년이 나를 부축했고 온몸이 아파 트라이시클에 오르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표시내지 않으려 애썼다. 천천히 달리는 도로의 요철에 덜컹 거릴적 마다 

내 입에선 '컥.!'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때마다 여자가 불안해 하며 나를 보았지만 괜찮다는 손짓을 보여주었다. 근처에 이웃이 없는 

농가의 외딴 대나무 집에 들어서니 남루 했지만 마당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먼저 씻고 싶다 세수하는 흉내를 내니 재빨리 타올을 하나 들고 나와서 

왼쪽의 공간을 가리켰다. 더불어 청년은 친절하게 그의 것으로 보이는 반바지와 런닝셔츠를 가져다 주었다. 시원한 물에 씻었더니 정말 살것 같았다. 

뜨락에 앉아 하나 남은 담배를 피워 물으니 그 혼란한 과정은 뒤에 두고 담배가 떨어진것에 신경이 쓰였다. 청년이 큰칼로 코코넛을 하나 

'퍽퍽.!' 치며 쪼개는데 어제밤의 트라우마가 생각나 상처쪽이 아찔했다. 청년의 동생인 듯한 스므살 좀 덜되 보이는 소녀가 컵에 그 그쥬스를 담아 

내게 마시라 주고 수줍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아 유 차이니스.?" 
(너 중국인 이야.?) 

목마름에 코코넛을 '벌컥벌컥' 마시고 대답했다. 

"노, 아꼬 코리아노"
(아니 한국사람)

소녀가 놀라며 웃음 짓고 다시 물었다.

"와우! 캔유 스피크 따갈로그.?"
(와우.! 필리핀 말 할줄알아.?) 

"노, 베리 꼰띠, 캔유 스피크 잉글리쉬.? "
(아니, 아조 조금, 너는 영어 할줄알아.?) 

"노, 베리 꼰띠, 와치 티브이 스터디 댓"
(아니, 아주 조금, 티비보고 배웠어) 

웃고 말하며 눈을 가렸던 긴머리를 쓸어 올렸다. 어렸지만 큰눈에 미인이다. 

샤워하며 조심스레 더듬어 보았던 귀 뒤쪽 상처가 심한듯 벌어져 좋지않게 느껴졌다. 그녀에게 보여주고 

"메이비 니드 트라이 히얼"
(아마도 여기를 손본 필요가 있다) 말하고 가리키니,

"아~악.! .... 코로나 쏘우 올 클로즈 하스피덜, 벋 마이 프랜드 이즈 널스, 아이 텔 허"
(아~악.! ....코로나라서 병원은 다 닫았다. 그러나 내친구가 간호사이니 내가 그녀에게 말하겠다.)

그녀의 이름은 린다였고 엄마는 매어리, 오빠는 에르난도 이며 아빠는 어릴때 아파서 천국에 갔다고 했다. 남매가 함께 트라이시클 타고 

간호사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매어리는 뭔가 분주 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멋적어서는 괜찮다는 듯 미소를 여러번 건넸다. 

한시간 남짓 후 남매는 린다의 친구를 데리고 돌아왔다. 병원일이 멈춰 쉬고있던 간호사인 그녀가 상처를 살핀 후 갈고리 모양 손짓을 보여주며 

상처를 꿰메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잴것도 없이 간호사에게 니가 해줄수 있냐 물으니 잠시 주저 하다가 경험이 있었던지 알겠다고 답했다. 

폰이고 뭐고 가방채 모두 잃었지만 그나마 정말 다행인건 그라나다에 포커칠때 게임하는 사람의 미달러 400불을 페소와 교환해준 일이있어 

타지이다 보니 혹시나 모를 비상금 하면 좋겠다 싶어 작은 비닐백에 잘 접어 부적처럼 지니고 다녔었기에 그것을 꺼내어 똑똑해 보이는 린다에게 

2만 페소정도 될거라 말하고 먼저 환전을 부탁했다. 그 돈으로 약국에 필요한걸 구입해 달라했고 별도로 가는길에 담배도 열갑 부탁했다. 

마당에 강아지는 짖지도 않고 계속 꼬리를 흔들며 얼룩색 고양이는 뭐가 궁금한지 뚫어져라 날 살핀다. 정면의 돌담장은 제법 오랜세월을 말해주었다. 

다시 한시간 넘게 지났을때 일행이 도착했고 꼼꼼히 소독약과 거즈, 바늘과 의료용 실등을 준비해 왔다. 마취제는 팔지 않는다 했고 

당연히 이런 처지에 마취 하는것은 사치였고 여섯 바늘을 꽤메는데 간호사의 요청으로 린다가 보조하며 노련하게 시술했다. 

안아프다면 거짓말 이겠지만 그녀들의 정성스런 시술에 첫 바늘만 흠칫 했을 뿐 아픈줄을 몰랐다. 간호사는 3일 먹을수있는 항생제 까지 챙기며 

설명해 주고 하루 두번 소독 해주라 린다에게 요청했다. 혹시 상처가 아물지 않으면 문제이니 린다에게 말하면 다시 오겠다고 했다. 

구급품과 담배를 사고 남겨온 18,000페소 가량에서 3천 페소를 간호사 친구에게 건네었다. '돈이 적어서 미안 하지만 너무 고맙다.' 말하니 

너무 많다고 주저 하기에 더 못줘서 미안하다 받으라 재청하니 환히 웃으며 되돌아갔다. 메어리에게 10,000 페소를 건네 보이며 

얼마간 너의 집에 잠자게 해달라 부탁했다. 메어리는 놀라며 너무 큰돈 이라며 사양했지만 '나는 죽을수도 있었다. 매우 감사하다.' 말하고 

'우리 함께 맛있는 푸드를 먹자' 재청하여 건네주니 마지 못하는 듯 연신 '살라맛뽀' 말하며 받았다. 야채 볶음 비슷한 반찬에 간단히 점심을 얻어 먹고 

긴장이 풀려 다시 낮잠에 들었다. 대나무 벽집에 양쪽으로 방도 두칸이고 가운데는 거실 모양의 마루도 있어 방문과 창문을 앞뒤로 열어 젖혀 

산바람에 더운줄 모르고 편안히 잤다. 오후 늦게쯤 다시 깨어났고 나 같은게 무슨 손님이라고 애매한 닭이 한마리 에르난도의 손에 처치되었고 

그 새 몇가지를 시장 보아 왔는지 군침 당기는 음식 냄새로 메어리와 린다가 주방에서 분주히 바쁘다. 마당가 숫불위에 매달려 

닭스프가 한솥 끓여졌는데 삼계탕 비슷하니 다친 몸에 매우 이로울 듯 갖가지 희귀한 음식과 함께 국물을 많이 마셨다. 

매어리의 음식 솜씨는 시골 농가 아낙이라 보기에는 수준이 높았다. 그렇게 자고먹고 린다와 이야기도 나누며 배가 고플 시간이 없이 떡과 고구마등을 

계속해서 대접 받았고 에르난도는 산에서 코코낫과 이름모를 과일들을 가져오기도 하며 다들 나에게 극진히 대해 주었다. 

메어리와 에르난도가 들에 나가면 린다와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하루는 여자친구가 있냐 묻길래 전같으면 거짓말 했을지도 모르지만 

사경을 해메고 생명에 은인이라 해도 될 그들에게 그럴수는 없었다. 북쪽 멀리 바탄이라는 곳에 여자 친구와 같이 살다가 일 때문에 이곳에 왔다. 

말하니 나이가 많은 나를 보고도 왠지 서운해 하는듯 살갑던 대화를 줄였다. 결혼하지 않은 내 동생이 한국에서 놀러오면 꼭 인사시켜 주겠다. 

말하니 '리얼리.?' 하고는 다시 환하게 웃었다. 그리 말은 했지만 문제는 다들 휴대폰도 없었고 이곳은 통신 신호도 잡히지 않는다 했다. 

일주일 다 지났을 쯤 린다가 가위로 귀 뒤쪽의 꿰멨던 실밥도 빼주었다. 시원했다. 그렇게 대략 한달이 지나가니 몸이 많이 좋아졌고 

갈비뼈쪽은 오히려 더욱 튼튼해진 느낌까지 들었다.

 

==============

아래 네이버 소설은 이야기 전편임 

전편은 포커쪽이 아니라 일일히 복사하기 뭣하니 필요한 사람만,

포커 이야기 파트는 여기에 꼭 올릴테니 기다려 주삼!

 

https://m.novel.naver.com/best/list?novelId=1047267&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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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1 20:25:57

2022.06.01 19: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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