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부터 우리는 하루하루 서로에게 소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갔음. 그렇지만 난 만난적 없는 모니터너머의 사람을 잘 믿지않던 시절이었다. 예전 리니지라는 게임을 하면서, 워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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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02:53:19

그 다음날부터 우리는 하루하루 서로에게 소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갔음.

 

그렇지만 난 만난적 없는 모니터너머의 사람을 잘 믿지않던 시절이었다.

 

예전 리니지라는 게임을 하면서, 워낙 사기꾼들을 많이 접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기에 스스로 만들어낸 철칙같은거임.

 

 

 

 

 

썰속에 썰을 풀자면

 

학창시절때 리니지에 미쳐살았음.

 

리니지를 중학교때 사촌형이 하길래, 그때부터 난생처음 온라인게임을 시작했어.

 

그리고 내 십대시절을 날려버림. 결국 고등학교 인문계도 거의 턱걸이로 진학, 대학교도 턱걸이로 지방사립대 입학.

 

수능전날 남들은 도서관에서 3년공부한걸 마무리 했지만 난 동네피시방가서 혈원들과 공성전을 했다.

 

아버진 아직도 야구를 볼때마다 엔씨욕을 그렇게 하신다. 내 자식새끼 망친 원흉이라고 ㅋㅋㅋ

 

18년도 엔씨 성적보고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보고있나 김택진? 시카고컵스랑 보스턴에게 염소와 밤비노의 저주가 있다면,

 

너희에겐 우리 아버지의 저주가 있다. 우승은 100년동안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라 새끼야.

 

 

 

 

리니지란 우물만 파면서 나름 유익한 경험도 했다.

 

지금은 게임잡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당시엔 게임잡지가 잘나가던 시절이었음.

 

게임잡지를 사면 꽁으로 주는 공짜게임도 쏠쏠했었다. 

 

내가 자주사보던 잡지는 제우미디어 출판사의 '넷파워'라는 잡지였다. 뭐 온라인게임 다루는 잡지로는 부동의 원탑이였다. 

 

당시 온라인게임의 르네상스 시절로, 넷파워에서 온갖 온라인게임을 리뷰를 하기에, 재미있어서 거의 매달 돈주고 사다봤었음.

(사실 리니지파트만 보고 나머진 거의 읽지않음 ㅋㅋㅋ)

 

 

 

그리고 넷파워 독자들이 글을 쓸수있는 팬사이트가 있었는데, 지금 포고 사이트 들어오는것마냥 거기서 죽돌이로 지냈음.

 

게시판에 재미삼아 나의 리니지 기행문을 몇번 남긴적이있었는데, 이게 우연히 편집장의 눈에 들어간거임.

 

편집장이 글이 재미있다며, 나의 기행문을 연재형식으로 하자면서 원고료까지 받으면서 연재했었음 ㅋㅋㅋ(원고료 돈얼마안됨 십만원도안됨)

 

당시 최고의 핫한 리니지파트를 내가 연재한거임...물론 정보관련글이나 업데이트 가이드같은것들은 기자들의 몫이고, 난 단지 기행문만 연재함.

 

 

 

그거말고 리니지는 내인생에 도움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정모에서 술한잔 기울이던 동갑내기새끼가 팀플로먹은 디스인티그레이트 마법서(당시 현금가 300만원) 아이템 하나에 배신도 당하고.

 

피시방알바할때 현피도 당해봤다. 쳐맞은건 아니고 와서 욕몇마디하길래 잘 달래줬음 

그리고 그새끼 옆에앉아서 같이 팀플 좀 하다가 법사 마법스킬쓰는 노하우좀 전수해주고 라면먹고 돌려보냄

 

 

 

하여간 그렇게 아군적군할거없이 동네북이되어 여기서 쳐맞고 저기서도 쳐맞아서 온라인사람을 잘 안믿게됨.

 

그녀도 얼굴이 졸라게 이쁠 뿐, 그때 까지도 특별하게 느낄만한 큰 감정은 없었음.

 

그런 내가 그녀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사건이 하나 벌어진거다.

 

 

 

 

당시에 나는 그녀와 둘이서만 대화를 한게 아니라, 다른사람들과도 같이 어울려서 수다를 떨었음.

 

그 다른사람들중에 그녀와 동갑내기 남자새끼가 하나있었음.

 

아무튼 나,그녀,그남자새끼 이렇게 셋이서 종종 어울렸음. 

 

그 남자놈은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리고 서로 셋다 얼굴도 깐 상태였다.

 

 

 

 

 

한번은 내가 존나 심심해서 이 남자새끼를 골려주고싶었음. (이유없음 그냥 존나 심심했음)

 

그래서 몰래카메라를 기획했지.

 

그녀의 얼굴이 존나 이쁘니깐, 한번 니가 저새끼 좋아한다고 고백해보라고 제안한거야.

니 고백에 넘어가나 안넘어가나 보자면서.

 

그녀도 재미있겠다면서 혼신에 연기를 함.

 

카톡도 보내고 전화도 하면서, 그남자새끼를 유혹하기 시작함.

 

난 컨트롤타워랍시고 네이트온 메신저를 켜놓고

 

실시간 중계를 들으며 읊어야될 대사 한줄한줄 타이핑해줬음 ㅋㅋㅋㅋㅋ(이경규 저리가라였다)

 

 

 

 

 

근데 이 남자새끼가 안낚이더라고. 오히려 눈치까고 나한테 몰래 카톡이 오더라.

(비열한새끼 진짜일수도있으니깐 대놓고 거절은 안하고 몰래 나한테 카톡옴 ㅋㅋㅋ)

 

"형이 쟤 한테 나 꼬시라고 시켰지? 형 존나 양아치짓많이하잖아 "

 

내가 아니라고 우겼는데, 내 목소리의 떨림을 느꼈는지, 블러핑임을 백프로 확신하더라 

 

 

 

여기서 나는 잔대가리를 존나굴려 역몰카를 기획했다.

 

어차피 눈치다 깠으니 남자새끼한테 몰카였다고 이실직고를 함.

 

그리고 남자새끼한테 속아주는척하면서 이번엔 니가 그녀를 낚으라고 제안했지.

 

이새끼도 좋다고 바로 콜따고 들어와서 연기시작함 ㅋㅋㅋ

 

 

 

결국 그녀의 거짓고백에, 남자새끼도 거짓으로 수락을 한거지 

 

네이트온으로 양쪽모두가 서로가 서로를 낚았다고 나에게 메세지가 오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난 여기서 멈추지않고 욕심을 조금 더 내서 더 극한 시나리오를 썼다.

 

그녀에게는 남자새끼가 고백을 수락했으니, "몰래카메라였습니다' 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끝내자는 시나리오를 던져줬고.

 

남자새끼에겐 그녀가 몰래카메라라고 밝히는 순간에 존나 불같은 화를 내면서 욕하라는 시나리오를 던져줌.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지.

 

그녀가 남자새끼에게 몰래카메라라고 밝히고 웃으면서 마무리하려했지만,

 

남자새끼는 몰래카메라소리듣자마자 시나리오대로 존나 불같이 화냄 ㅋㅋㅋㅋㅋ

 

"미친년아 장난칠게 따로있지 이걸 몰카라고 하냐? 나 여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방금 카톡날렸는데 어쩔꺼냐 미친거 아니냐 "

 

너무 리얼해서 듣는 내가 상처받을정도였음 ㅋㅋㅋ.

 

그녀는 존나 꿀먹은 벙어리되더니, 네이트온으로 나한테 좆된거같다고 어쩌냐고 폭탄메시지 날아옴 

 

 

 

 

발을 동동굴리는 그녀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뒤, 마지막 피날래를 위해 나 스스로를 투입시켰다.

(이경규 몰래카메라보면 마지막에 이경규 투입하듯이 말이야)

 

 

채팅방안에서 존나 욕쳐먹고 있는 그녀의 편을 들어주기위해, 드디어 내가 로그인하고 들어감.

 

물론 이미 방에 들어가기전, 남자새끼랑 네이트온으로 마지막 시나리오 탈고까지 마쳤음.

 

투입된 내가 빡친 남자새끼를 달래주다가 오히려 내가 욕을 쳐먹고  결국 내가 빡쳐서 현피까자고 하는 시나리오였지 ㅋㅋ

 

 

 

 

그녀석과 나는 합이 꽤나 잘맞았음. 물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욕설이오고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 너 어디냐? 씨발아. 당장 주소 보내라 거기로 지금 차끌고 간다 씨발새끼야 너 오늘 제삿날인줄알아라 "

 

" 3살많다고 형대접받으려하네 병신아 찾아와 여기 XXX구 XXX동 XXX아파트 XXX호~~ 찾아와 병신아 "

 

" 오냐 네비찍고 지금 출발한다 2시간뒤에보자! "

 

 

 

저렇게 대사치고 둘다 동시에 채팅방에서 나왔음 ㅋㅋㅋㅋㅋ

 

그녀는 당황해서 그 채팅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나한테 카톡 존나오더라.

 

" 진짜로 갈려고 그래? 걍 가지마 진짜 두사람 만나면 사고날꺼 같다 가지마 걱정돼 그러지마 오빠가 참아 "

 

 

나는  위에 메세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남자새끼한테 보여주고 존나 같이 웃었지..완전 성공이라면서 둘이서 자축함 

 

그렇게 한 10분정도 둘이서 웃고 떠들고 난뒤에 이제 진실을 밝히자면서, 혼자 있는 그녀의 채팅방으로 동시에 들어감.

 

 

 

 

우리는 들어가자마자 '사실은 니가 몰카당한거야'라고 밝힘

 

그녀는 그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펑펑 울기시작함. 진짜 그토록 서럽게 울지는 몰랐다.

 

남자새끼는 뭔가 좆된것을 직갑한건지 그 타이밍에 여자친구왔다는 황당한 핑계를대고 런 해버리고....

 

나혼자 남아 울고있는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음.

 

 

 

거의 20분넘게 울더라..

 

진정된거 같아서 말한마디 걸면 또 으헝허어헝허거헝허겋ㄱ 하면서 눈물 터지고....

 

또 울음소리가 멎은거 같아 조심스럽게 한마디 걸면 또 우아아아앙 하면서 눈물터지고....

 

울면서 콧물도 많이 나왔는지 코를 스무번넘게 존나게 풀더라....

 

너무 심하게 우는거 같아 미안해지더라...너무 놀래켰나싶기도하고....

 

 

 

20분동안 어르고 달래면서 난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 뭐가 그렇게 무서웠길래 이렇게 펑펑 우냐? "

 

 

 

 

 

 

이제 중요한부분이다. 내가 그녀에게 반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그녀의 한방.

 

 

(니들이 욕하고 싸웠던게 무서워서 눈물이 나는게 아니야)

 

(셋이서 매일매일 웃고 떠들면서 정말 재미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서로 죽일듯이 싸우는거보니)

(다시는 이렇게 재미있게 못놀겠구나 하면서 슬펐거든...)

 

(근데 두사람이 다시 들어와서 장난친거라니깐)

 

(그거 너무 다행이라서...진짜진짜 다행이라서 울음이 나는거야......)

(예전처럼 계속 같이 어울려서 놀수있으니깐 그게 너무 다행이라서....)

 

 

그리고 다시 폭풍오열을 하더라.....

 

 

 

 

겁이나서 운것도 아니고, 미안해서 운것도 아니라...

 

다행이라서 울었다는 그녀의 대답을 들으니깐

 

얼마나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있었던거 같았다.

 

 

 

단지 얼굴이 이뻐서 매일 수다떨고 어울렸던 나였는데,

 

그녀에게는 우리랑 대화하는 순간순간이 얼마나 진지했었는지, 그리고 행복했었는지를 말해주는것 같았다.

 

아마 이날부터 그녀의 얼굴보단, 그녀의 마음씨에 더 관심을 가지고 그녀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던것 같다.

 

 

그리고 조금씩 싹트는 씨버러버.....

 

그리고 얼마뒤 내 뒷통수를 쎄게 후려치는 해프닝이 그녀와 나 사이에 벌어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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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은 예전 나의 썰들과는 다르게 그 어떤 증명도 못함. (이미 헤어지면서 모든 추억을 다 지웠음)

 

하지만 백프로 있었던 이야기임을 밝힘. 

 

걍 니들 보는데 좀 극적이라고 타이밍을 탁탁 끊어서 맺는거 뿐임....

 

그리고 프리롤 광탈당하고....짜증나는 와중에 이렇게 새벽에 글씀. 니들의 눈이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함.

그리고 내가 써놓고 글을 제대로 다시 읽으면서 안맞는 문장은 수정을 좀 하려했는데

너무 졸려서 자러감....대충 안맞는건 넘어가면서 읽어주면 감사. 

 

다음편은 내일저녁에 가능할듯함. 편히 주무시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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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02:56:49

2019.01.13 03:23:01

2019.01.13 20:38:55

2019.01.14 14: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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