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이야. 격정적인 연애썰을 풀어볼까함. 물론 길다. 길고 사족이 길수있다. 비비없이 그냥 읽어주면 좋겠다. 비비받기위해 쓰는 썰이 아니니깐. 2011년은 나에게 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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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 12:52:31

불타는 금요일이야. 격정적인 연애썰을 풀어볼까함.

 

물론 길다. 길고 사족이 길수있다. 비비없이 그냥 읽어주면 좋겠다. 비비받기위해 쓰는 썰이 아니니깐.

 

 

 

 

2011년은 나에게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야. 

 

내가 사실 잔병보다 큰병이 많았어. 그 흔한 감기도 거의 안걸리며 살았지만  큰 수술을 2차례나 했음.

 

 

 

 

10년도 여름떄부터 해서

 

밤만되면 배가 꾹꾹 누르고 얼얼하게 아파 동네병원가니 배 몇번눌러보고 신경성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 대가리가 참으로 꼬여있나보구나 하면서 스트레스를 안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1-2번씩, 꼭 저녁만 되면 몇시간동안 미친듯이 아프더라.

 

 

 

그렇게 반년을 살았는데, 점점 아픔의 강도가 심해지는걸 느끼면서, 난 죽을병인가 싶었다.

 

'씨발...원인모를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병에 걸려 평생 괴로워하며 인생하직하는구나...'

'꼬추도 제대로 못써봤는데 미안하다 꼬추야..다음생에는 좋은 주인 만나라 '

 

 

 

 

 

진짜 내 뱃속에 에어리언 괴물새끼라도 한마리 사는줄알았다.

 

내얼굴은 하루하루 프로메테우스 처럼 변하고있었고, 살이 쏙쏙 빠졌다. (아파서 저녁을 안먹기 시작함.)

 

조금뒤면 에어리언이 내 배를 찢고 아가리 내밀면서 튀어나와 우주전쟁 한편 찍을거처럼 아팠다.

 

 

 

그리고 11년 2월 아직은 여전히 차가운 늦겨울 난 엠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실려갔지.

 

거의 4시간의 고통과 함께...

 

 

 

 

초음파찍고 ct찍고 했더니, 응급실의사가 시큰둥하게 말하더라.

 

" 담낭염임. 담낭에 돌이 생겨서 그게 굴러다니다가 염증까지 만들었음. 병신 진작에 병원오지 뭐함? "

" 엌 저 그럼 어찌됨? "

" 수술해야됨. 여기서 수술 받을래? "

" 아니 대학병원가서 수술받을거임  "

 

 

 

 

한 4시간동안 아프고나니 배도 좀 진정됐고, 진통제도 맞아서 복통이 좀 사라져서. 집으로 옴

 

그리고 다음날 대학병원 외래예약하고 바로 수술날짜 잡음

 

(누누히 말하는데 아프면 큰 병원가라. 난 동네병원가서 제대로된 진단을 살면서 거의 못받은거 같다.)

 

 

 

 

쓸개안에 돌이 생겨서 쓸개자체를 제거하는 수술이야. 쓸개없이 살아도 사는데 큰 지장없음. 

 

그래 나 머리숱도 없는데 쓸개까지 없는 남자임..

 

 

 

2박3일 간단한 수술이래서 걍 대충 챙겨서 입원하고 수술받음.

 

담석이 좀 흔한 병이기도했고 간단한 수술이라 들었는데.

 

보통은 배때지 개복없이 복강경으로 배에 작은 구멍내서 쓸개를 제거함. 

 

여튼 수술하고 입원실로 내려와서 회복중이었음

 

수술후 경과를 본다고 허리옆에 즙보관주머니 하나 차고있는데, 여기 주머니에 시꺼무리한 액체가 쌓이더라고. 

 

 

뭔가 수술이 잘못된거같은  불안한 촉이 들기 시작함.

 

회진 온 교수가 그러더라, 색깔이 블러디해야하는데 왜이리 검게 나오냐면서 ....

 

내가 수술했나....그걸 나한테 쳐묻고있고...뒤에 의사들도 어 시발 좀 이상하네.....이상하네 하면서 사라짐

 

 

 

그날 저녁에 담당의가 MRI찍자고 해서 MRI 찍었다.

 

MRI찍고 입원실에 다시 내려와서 쳐잘려는데 간호사 몇명들이닥치더니 느닷없이 중환자실로 실려감 시발 ㅋㅋㅋㅋㅋㅋ

 

간단한 수술이어서, 울엄마한테 굳이 있지말라고해둔터라, 나를 간병하는사람도 없었음

 

 

 

알고봤더니 담낭제거중에 담도가 손상되서 거기에서 담즙이 새는거임...

 

담즙이 내장기관 다 녹이기때문에 상당히 안좋은 순간이었음.

 

 

 

그리고 몇시간뒤 수술실 끌려가서 전신마취하고 수술받음.

 

일어나니 중환자실이고 코에 산호호흡기 꽂혀있고, 좆구멍엔 오줌관 꽂혀있음.

 

그리고 무슨 별 온갖 약들이 링거통해서 내몸에 투여 되고있고.....

 

배가 쓰려서 봤더니, 배때지에 20cm가까이 개복하고 꿰맨 상처가 보임....

 

장기 털린다는게 이런느낌이구나 싶었다......

 

야밤에 끌려갔다가 정신차려보니 개복당함 ㅋㅋㅋ ㅠㅠ

 

 

 

여튼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있다가 입원실로 내려와서 보름정도 있다가 퇴원함...

 

의료사고라고 하긴 좀 그렇다. 

 

내 담낭위치가 뭔가 니들 꼬추사이즈마냥 애매했었음. 그래서 복강경이 좀 어렵긴했다더라. (수술전에 듣긴들었음)

 

창창한 20대의 배때지를 개복시키지 않겠다는 교수가 의욕이 좀 과한면이 있었을뿐.

 

이래나 저래나 개복할 팔자였던거임.

 

 

 

퇴원하는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수술비랑 비용낼려고 영수증 받으니깐 존나 많이 나옴...

 

2차수술하고 MRI까지 다 청구된거임....선택진료비인가 그것까지 싹다 나옴. 

 

 

 

가뜩이나 아들래미 배가 씹창나서 속쓰린 울어무이는 바로 교수에게 다이렉트 콜!

 

교수는 그날 자기가 주관하는 세미나가 있었는데, 그거 취소하고 병원에 옴 ㅋㅋㅋㅋㅋㅋ(개 헐레벌떡 오더라)

 

우리엄마 그래도 곱게자라셔서 거친말보단 정중하게 수술비에 대해 항의했지..

 

교수는 잠시만 기다리라하더니 수술비랑 입원비 다 0원처리하더라. 역시 외과과장! 장준혁포스

 

 

 

몇백만원치 수술비가 싹 사라지니깐.... 울엄마는 내심 들뜬마음에 '뭐 그러실필요까진....'

 

이러면서 하하호호 티키타카 패싱하려고 시도하는데....

 

그말을 듣던 교수가 내 양손을 꽉 잡더니

 

" 돈을 떠나서 환자분이 나아줘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

 

교수는 엄마의 패스를 받아 우아하게 골을 넣고, 점잖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울엄마랑 나는 '속으로 당신은 한국의 슈바이처! ' 하면서  한달 병원에서 공짜로 수술받고 잘 쉬다 나옴...

 

 

 

씨발 연애썰을 풀어야하는데, 메디컬썰을 풀고있었네....

 

 

사족이 길다했으니, 알아서 걸러 듣길 바라며.

 

여튼 수술하고나서 아물어가는 배를 부여잡고 학교를 다니다가, 성적 개판치고....

 

방학때 작업장 알바한 돈으로 9월달쯤 컴퓨터를 삼.

 

 

그리고 리그오브레전드를 깔았다. 당시에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정식 출시를 하지않았던걸로 기억함.

 

그래서 북미버전을 다운받아, 토크온이라는 보이스채팅으로 한국유저들끼리 팀짜서 게임을 하던 시절임.

 

 

그래서 난 자연스레 토크온이라는 보이스채팅을 자주하게 되었는데....

 

여기 카테고리가 대부분 게임인데, 그중에 '수다'카테고리가 있음.

 

내가 내 몸뚱아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게, 목소리다.

 

약간 흔해빠진 남도일성대모사도 즐겨했고, 이선균성대모사도 하며,

 

토크온 수다방 쿵쾅이들의 마음을 훔치던 시절이었지.

 

 

딱 상대방 목소리를 들었을때 뚱녀의 기운이 스멀스멀올라오면 난 바로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 내 이름은 남도일. 탐정이죠. 뚱녀는 이안에 있어. 범인은!  "

 

이러면 뚱녀들 기겁하며 방에서 나감....ㅋㅋㅋㅋ 몸매조롱을 버티는 애들은 멘탈좋다며 합격시켜서 같이 어울려놀았음.

 

 

 

하여튼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을냄새 물씬풍기는 10월 주말 어느 이른 오후였다.

 

영화를 한편볼까하며 곰플레이어를 켜고 영화를 보고 잇었음.

 

영화가 조낸 재미없어서 (제목도 기억안남), 토크온을 켰다.

 

수다방을 만들고 새로운 뉴비들이 들어오길 기다렸지.

 

그날따리 내가 만든방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더라.

 

그래서 난 그 재미없는 영화를 계속해서 보기 시작함.

 

 

영화볼려고 맛있게 구워놓은 두툼한 쥐포를  먹방bj로 빙의해서 쩝쩝쩝쩝 거리면서 먹던중이었다.

 

 

윈도우 작업표시줄에 토크온 상태바가 반짝반짝 거리는거임.

 

누군가 내방에서 들어온것이다.

 

보이스채팅인데, 이새끼 마이크가 없는건지

 

채팅으로 연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고 있더라.

 

닉네임은 앙앙 ...뭔가 여자여자스러운 냄새가 났다.

 

하지만 재미없던 영화가 방금 막 재미있어질려는 찰나였음.

 

이 시발 성별조차 파악안되는 키보드충에게 내 황금같은 주말을 낭비할 수 없었다.

 

1. 남자일 수 있음.

2. 여자지만 돼지일 수 있음.

3. 여자인데 유부녀일 수 있음.

4. 여자인데 미성년자 일수도..(이건 내 아우츠인가?)

5. 남자에다가 게이일수도 있음. 

 

내 아우츠는 존나 한정되어있는데, 상대방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과감히 폴드가 맞는거라 판단함.

 

 

 

 

" 너 마이크없지?  여기서 다른사람이랑 대화하고싶으면 마이크 사와, 그러고나서 나한테 쪽지해 "

 

그러고 내방에서 강퇴시켰음. 

 

 

 

 

그게 그녀와 나의 운명적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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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장편소설될거같은데........계속 써도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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