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 있으면 지금 달리고 있는지 멈춰있는지 모르듯이 답없는 상황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동안, 아님 퍼져 침대에 늘러붙어 있는 동안은 막상 그렇게 힘든지도 그렇게 좋은지도 모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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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3 07:09:49

기차 안에 있으면 지금 달리고 있는지 멈춰있는지 모르듯이

답없는 상황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동안, 아님 퍼져 침대에 늘러붙어 있는 동안은

막상 그렇게 힘든지도 그렇게 좋은지도 모름

오랜세월 살아남은 DNA라 어떤 상황이든 웬만하면 곧잘 적응해버려서 무덤덤해지거든

그러다 기차가 멈출 때 그리고 출발할 때 내가 달리고 있었구나 멈춰 있었구나 알듯이

다 끝나고 난 뒤에야 비교대상이 생기면 내 상황이 객관화가 되면서 아 힘들었던거구나 좋았던거구나 느낄 수 있음

그래서 행복이건 고통이건 다 상대적이란거임

나는 개좆같은 부모 밑에서 좆같은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막상 그때는 힘들다는걸 몰랐다

원래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때는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안되는 상태고 

사회성이 없고 경험자체가 없으니깐

무슨 수모를 당하고 고통을 겪어도 그게 힘든건지 내가 불쌍한건지 몰랐다

내 세상 울타린 가족이었고 이게 힘든건지 좋은건지 판단을 못했지

그러다 고2때 친구집에 자러가서 개네 할아버지 엄마 아빠 친구 나 이렇게 치맥먹으면서 epl 보고 누워잘려는데

그제서야 펑펑 울었다


사실 행복이나 불행이나 상대적인거긴 하지만 어느정도 기준은 있는거 같다 

완전히 아무것도 못 느끼고 있다가 친구와 비교를 통해

내가 힘들었고 불행했다는걸 느낀게 아니고 

그전부터 뭔가가 있긴 있었고 격하게 느끼긴 느꼈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어려서 잘 몰랐던거다 

그래서 그게 뭔지 몰라서 울 수 도 없고 아파할 수 도 없고 웃을 수 도 없고 좋아할 수 도 없었던 것

근데 그게 뭔지 깨닫게되는 순간 진짜 아파오는거다 

어디 다쳤을땐 모르다가 어라? 이게뭐지? 하고 직접 상처를 마주하게되는 순간 

상처를 보는 순간 갑자기 존나게 아프다 개씨발 미치게 아프고 존나 슬프다 

단순 그 고통보다 이미 되돌릴 순 없는 그 현실에 슬퍼하는거다

그상황, 이젠 지울 수 없는 흉터에 슬퍼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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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7

2020.03.03 07:14:41

2020.03.03 07:15:56

2020.03.03 08: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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