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닐때 금요일마다 친구집에 모여 맥주한잔 마시며 소소하게 5불짜리 토너를 시작한게 홀덤을 배우게 된 계기였습니다. 1등한 사람이 그날 야식을 사는게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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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닐때 금요일마다 친구집에 모여 맥주한잔 마시며 소소하게 5불짜리 토너를 시작한게 홀덤을 배우게 된 계기였습니다. 1등한 사람이 그날 야식을 사는게 전통이였고 아주 건전하고 순수한 게임이였죠...

 

그 후 캐나타 몬트리얼 근처, 뉴욕주 북부 근처에 있는 대학교를 가게되었고, 뉴욕주는 홀덤이 불법이기에 몬트리얼과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카지노에 가며 홀덤에 더 빠지게 되었고 그때쯔음 포커스타즈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큰 문제는 없었지요.

 

뉴욕시에 살며 퀸즈와 빌리지 부근 언더에 자주 가게 되면서 약간 잘못되기 시작했고...

2주간 열심히 일해서 페이첵을 받으면 3시간30분짜리 장거리 버스를 타고 뉴저지 애틀랜틱 시티까지 가서 1시간도 안되서 올인내고

다시 뉴욕행 버스를 타고 3시간30분동안 넌-개쓰레기야-씨발놈아-왜사냐-병신새끼-나가디져라-졸립고-배고픈데-물살돈도없네 고통을 받으며 초점없는 눈으로 버스 창밖을 처다보며 잠드는게 계속 반복되곤 했었죠.

 

제가 홀덤을 그만둬야 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엿지만, 멍청한 것들이 올래 고집이 쎄서... 제가 홀덤을 그만둬야 하는 모든 이유들이 오히려 저를 불타게 하였고 영어가 되니까 한때 서적들도 읽고 카지노에서 게임 도중에 노트테이킹도 하고 나름대로 "공부" 하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대로 각잡고 공부한 적이 없네요.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그만 접으라고 하였을때 언젠가 WSOP같은 큰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ESPN 인터뷰에서 저를 생각해서 제발 홀덤을 접으라고 한 모든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결국 내가 이겻다는듯이, 자랑스럽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는 아주 오만하고 병신같은 생각을 많이 했지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생략하고...

약 11년후, 2013년 여름... 한국에 110불정도를 들고 돌아왔고, 녹사평 근처 크래프트웍스라는 수제맥주집에서 바텐더로 일을 바로 구하였고..

고시원 한달치 월세가 생길때까지 동대문 굿모닝시티 지하 사우나에서 자곤 했지요.. 결국 홍대의 한 고시원에 입주하였고 이로부터 한 3개월동안 정말 돈은 없었지만 매일 마시고 놀고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다 보니 하루하루가 파티 같았고 비록 고시원에 살며 꿈도 미래도 없었지만 저는 자유로웠고 행복했습니다.

 

그후 정규직 직장을 찾아 노원에 있는 한 사무실로 출근을 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일상이 좀 심심해지니 홀덤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논현 쪽에 있는 1-2-5 언더를 찾았고 그 후로 약 몇개월 동안 있는돈 없는돈 다 긁어서 갖다 바치곤 했지요. 이때는 고시원에서 나와 현재 와이프와 같이 살때인데 밤에 몰래나와 택시타고 언더갓다가 아침에 돌아오고.. 피곤한 상태로 출근하고.. 고통의 시작이였죠.

 

점점 카드빛은 늘어나고 대출까지 받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버렸죠. 이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낫지만 신용회복중인 사람들을 상대로 대출해주는 대부업체에서 또 빌리게 되고.. 결국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이 더이상 나오지 않자, 사채... 일수를 쓰게됩니다.

 

이지경까지 오다보니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불가능해졌고 당연히 퇴사하였고 노가다를 뛰게 됩니다.

한남오거리 제일인력이란 곳에 아침 6시까지 가서 대기하고 있으면 보통 7시전에 오더가 떨어지고.. 6시 넘어 조금 늦게와서 일을 못구한 날은 8시30분까지 대기타다가 집에 돌아가곤 했습니다.

 

웃긴건 그때 일나가면 평균 11만원정도 받았고 인력소 만원 떼주고 95000이나 10만원이 하루종일 진짜 좃빠지게 고생해서 내손안에 들어왔는데. 그걸 가지고 오프에 갔다는거죠. 물론 그때는 대출+카드론 뱅크롤이 소진된 상태라, 언급금지인 모 카페에 100/200을 치러가곤 했습니다. 

 

1-2-5 치다가 100/200 치려니 적응도 안되고 정말 저보다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거기 분위기, 스타일에 맞춰 제 플레이도 점점 더 퇴화되기 시작했죠...

아침6시부터 오후4~5시까지 땀흘려 번돈 10만을 안봤다 1번 갈기고 아웃한적도 있지요. 정말 미친놈이 아닌가 싶습니다. 열심히 일해보지 않으면 돈의 소중함을 모른다... 

어렷을때부터 주유소, 전단지, 어린점을 이용해서 호프집 술취한 손님들에게 노리개? 복주머니 같은거 파는거 (종종 식당에 껌이나 꽃팔러 오는 아줌마나 할머니들 컨셉이랑 비슷), 서빙, 별 잡가지 일을 해보았지만... 저에게 있어 돈의 소중함은 테이블에 앉는 순간 바로 증발했던거 같습니다.

 

웃긴게 항상 오링나고 가면서 테이블에서 하하 웃으며 말장난이나하고 그때는 생맥주도 가게에서 팔았던떼라 술마시면서 안봤다나 해대고.. 사람들이 제가 아무렇지나 않게 던진 그돈이 어떤돈인지 짐작도 못했을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한테도 솔직하지 못합니다. 일부러 가식적으로 한건 아닌데 그냥 테이블에 앉으면 그때만큼은 즐거웠던거 같네요. 홀덤이 그렇게 좋았던가? "나가면 현실" 이라는말 참 이럴때 쓰나봅니다.

 

[본론]

 

너무 얘기가 길어졋군요. 

 

저의 독은 홀덤입니다. 당신의 독은 토토, 바카라, 술, 유흥, DDR, 뭐든 좋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만약 이 독으로 인해 당신의 인생이 망가지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인간답지 않은 삷을 살고 있다면...

빚, 자기증오, 죄책감, 허무함, 슬픈 고통... 등이 당신을 짓누르고.. 단 한번 살수 있는 내 소중한 인생이 하루, 1주, 1달, 1년...5년...10년...이 지나도록 점점 발전하지 않고 퇴화한다면.. 

오프에서 올인나서 바깥세상에 나왔을때 오늘도 어쩔수없이.. 또는 열심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담배 한대를 입에 물며 하늘을 처다본 순간 비추는 햇볕이 너무 따스해서 눈물이 나온적이 있다면...

 

자신에게 솔직해 지십시오. 주변 사람들에게도 솔직해 지십시오. 

당신은 중독자입니다. 인정하세요. 

돈이든 무엇이든... 지금까지 잃은것보다 앞으로 지켜야 할것들이 더 소중하다는걸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진심된 마음은 통합니다. 

 

전 어제 개인돈을 갚기위해 120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가진돈은 100이였고, 20 모자른거 뿐만 아니라 이걸 다 내버리면 다음주 일수 낼돈이 없었습니다.

가족, 지인, 더 이상 저한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없었고, 요새 새벽에 하는 부업때문에 아침에 안자고 노가다도 나가기도 힘들었습니다. 

결국 모 오프의 프리롤에 참가하였으나 결국 리바이 애드온르로 15만을 쓰고, 운좋게 칩 상위권 스택으로 세미 파테에 도착하였으나...  1등아니면 의미 없다는 생각에 결국 저번주 모 오프 토너때처럼 마지널한 핸드로 밀어부치다 머니인도 못하고 14등으로 마무리 하였지요.

 

그 후 남은돈으로 120을 만들기 위한 투쟁이 시작되었지만... 결국 새벽3시가 좀 넘어 테이블 앞에 65000원이 있었고 통장 잔고는 4033원 이였고 주머니엔 한푼도 없었습니다. 참으로 앞이 깜깜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이거라도 들고 나가서 첫차가 나올때까지 피시방에 가야 할지.. 65000원에서 피씨방비 빼면 포스 얼마나 충전가능할까 생각하며.. 도대체 무슨 기적을 바래야 할지...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결국 65000원에서 58로 아웃을 하였고. 120을 만드는건 포기한채 오프에서 나와 지하철을 탔습니다. 저 같은 낙오자를 사랑해주는 와이프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사채업자들이 집에 찾아올텐데 해결을 해야하는데 해결할 방법은 게임을 해서 갚을돈을 마련하는수밖에 없어 보였고.. 핑계? 정말 핑계였나요? 결국 전 게임을 하기 위해서 머릿속으로 rationalize하고 justify 한건가요? 저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더 이상 돈을 안빌려주고 대출도 안나오고 갈곳이 없는데 어쩌란건지.. 

 

결국 모든걸 내려놓고 나는 중독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 게임하여 멘징찬스를 노리는 돈을 빌리려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이 좃같고 지옥같은 뫼비우스의 띠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자 길이 보였습니다.

 

현재 다니는 직장 대표님에게 연락을 하여 만나서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습니다. 주말에도 업무를 보시는 분이라 전화로 말씀하시라고 하시는데 차마 입에서 말이 떨어지질 않더군요. 제 도박중독에 대해 얘기하고 장기 휴가를 요청하였습니다. 지금 당장 막아야 할돈 120과 일수 남은돈, 기타 개인돈등을 계산해보니 508만원 정도 되더군요. 노가다 하루 일당 11만으로 계산했을때 46일이 걸립니다. 예전엔 사무실에 출근했지만 이제는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연차를 써본적이 없습니다. 가능할수도 있는 계획이라 생각되어 현재 요청을 한 상태고.. 예상밖으로 회사 대표님이 도움을 주시려는 분위기 였습니다. 월요일 전까지 알려주겠다고 하였는데 만약 장기 휴가가 안된다면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노가다를 뛰어 제 똥을 치우고 새 직장 또는 다른 수입원을 구하여 이제 홀덤의 노예가 아닌 사람다운 인간으로 살고 싶습니다.

 

사채하는 애들도 인간들인데 노가다해서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간다고 하니 이해를 해줬습니다. 

 

어제 새벽, 10시간 전쯤만 해도 답이 없어보였는데. 모든걸 내려놓고 자신과 남들에게 솔직해지고 도움을 청하니 길이 보입니다.

 

대다수의 분들에겐 이글이 전혀 와닿지 않을수도 있고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같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중 단 한명이라도 이 글을 읽고 공감하며 당신은 혼자가 아니란걸 느끼고.. 당신이 새 길을 찾고 나아갈수 있는데 1%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 글을 올립니다.

 

포고인들 모두 화이팅 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굿런하시길...

건강해지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Koreandurr: Sitting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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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2019.06.01 19:33:04

2019.06.01 20:07:40

2019.06.01 20:41:01

2019.09.01 05: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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