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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10:44:35

이전스토리 3줄 요약

 

보이스채팅으로 그녀를 만남

얼굴 영상통화로 봄. 존나 이쁨

심지어 마음도 착함 

 

 

 

나는 '몰카사건'으로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폴링러브의 기운이 스물스물 기어오르고 있었음.

 

아 씨발 내가 싸이버러버라니. 내가 싸이버러버가 되고있었다....

 

 

 

 

 

토크온에는 의외로 외로운 사람끼리 만나지도 않고 온라인으로 싸이버러브를 하는놈들이 많았다.

 

한번 만나본적도 없는 상대방과 아무렇지 않게 '여보 '자기'라는 호칭을 써가며

 

커플닉네임을 하고 온라인에서 돌아다니는놈들을 보면 역겨움과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래..난 싸이버러브 극혐주의자임.

 

그런년놈들을 볼때마다 난 실랄하게 욕을 해줬고, 내방에 그들이 들어오면 강퇴를 했고, 다른방에선 내가 강퇴를 당했었음.

 

똥꼬충은 괜찮다. 난 똥꼬충들은 건들지 않는다. 오히려 보듬어주고 응원을 함.

 

왜냐하면 똥꼬충이 세상에 많이 존재할수록 내가 이성과 연애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임...

(나름 철저한 확률에 근거한 옹호론자임. 근데 왜 홀덤은 병신같이 치는지 모르겠다)

 

 

 

어찌됐건 싸이버러브에 대해서 난 매우 단호한 가치관을 가지고있었음.

 

그런 내가....단한번도 만나본적없는 그녀에게 계속 끌리고 있다는게 한편으론 수치스럽고 분했음.

 

뒤로갈수록 점점 한심한 행태를 보일테지만 너무 욕은 하지마라.ㅋㅋ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그녀와 카톡이 시작되고,

 

서로의 아침 식단 공유하고 서로의 하루일과를 공유했었다.

 

서로의 강의스케줄을 알고 있었음.

 

강의를 마치면 카톡을 하거나 보이스톡을 했고, 강의중에도 카톡을 하기 일쑤였다.

 

 

달달한 사이버러브가 10월을 넘어 11월까지 진행되고있었고,

 

대학 중간고사가 시작될쯤 작은 일이 하나 벌어졌다.

 

 

더이상 수치스러운 학점으로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강려크한 의지로

 

학교 동아리방 책상구석에 내 코딱지를 하나씩 붙이면서 공부중이었음.

 

여느날과 같이 그녀의 카톡이 날아옴. 

 

근데 카톡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 오빠 나 이번주말 시험끝나고 남자친구보러 강원도가~.  연락 잘 안될거야. "

 

 

어 씨발?  남자친구라고? 

 

카톡보자마자 나의 순정이 다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음.

 

씨발 시험치고 만날려고, 집구석에서 복근 운동중이었는데..... 

 

 

 

그렇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었음. 좆같았다. 

 

부랴부랴 남자친구 정보를 캐묻기 시작함.

 

찌질해보이지 않으려고 카톡으로는 온갖 쿨한척 다하면서 남자친구 정보를 캐기시작했다.

 

 

" 남자친구있었냐? 올 ㅋㅋㅋ 몇살이고 뭐하는애임? "

 

" 아 내가 말안했었나? 군인임. 오빠랑 동갑 " (당시 내 나이 25살이었음)

 

 

 

" 아 남친이 군대를 늦게갔나보네. 제대는 언제인데? "

 

" 제대? 그딴거 없어. 직업군인임. 강원도에서 근무해서 한달에 1번볼까말까해 "

 

 

 

턴카드에서 상대가 셋이 됐다면, 리버에 난 오버셋맞은격..때 땡큐!

 

군바리새끼래서 조금 마음이 놓였는데, 이게 웬걸.. 직업군바리면 때땡큐지.

 

 

모두까기인형으로 변신한 나는 카톡으로 군바리를 돌려까기 시작함.

(마 군바리들과 예비군들 보고있나? 민방위라서 난 이제 전쟁나도 안끌려가 불철주야 조뺑이치소)

 

" 직업군인 인기좋지. 결혼상대 직업으로 인기 2위잖아."

 

" 진짜? 1위는 뭔대? "

 

" 민간인 그리고 3위는 외계인 " 

 

 

개드립으로 또한번 그녀의 웃음을 스틸하는데 성공함.

 

차곡차곡 그녀의 스코어보드에 내 점수를 한점 두점 올리고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실제로 두어달전부터 남자친구랑 결혼문제로 언쟁이 좀있었다고 하더라.

 

이때쯤부터 마음도 답답하고해서 재미삼아 토크온을 하기 시작한거임.

 

문제는 그녀나이가 고작 22살인데, 남자친구가 직업군인이다보니깐 자꾸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는 거임.

 

그녀는 당연히 존나 싫겠지. 창창한 22살에 모르가나 속박걸린것도 아니고 결혼은 오바잖아.

 

거기다가 결혼하면 강원도에 지박령되는건데, 하고싶었겠나...(강원도 지역비하는 아님)

 

 

 

 

그녀는 말했다시피 얼굴이 존나게 이뻐, 그래서 일찍부터 연애경험이 존나 많았음.

 

잘생긴새끼들 수도 없이 만나봤다더라.  결론은 잘생긴놈 만나보면 다들 얼굴값한다는거임.

 

그래서 지금 남친이 얼굴보다 성격이 좋대. 그러면서 지 남친 싸이월드를 보여줌. 

(마! 당시에 싸이월드 호흡기 켜고 간당간당 살아있을때다. )

 

 

 

 

" 풉.... "

 

사진보고 동아리방에서 후배들 다 공부하는데 존나 크게 웃었다.

 

키170정도되고, 얼굴은 어디 강원도 산골 땡볕에서 감자만 한 20년 캐던 얼굴임 (다시말하지만 강원도비하는 아님)

 

전형적인 칭챙총의 눈을 가진, 대한민국 평균보다 못생긴 얼굴이었음.

 

내가 아무리 탈모충으로 퇴화하는 중이었지만, 와꾸로는 질것 같지 않았음.

 

 

여튼 나의 본심은 숨기고, 남자친구 몸이 땅땅하고 야무지게 생겼다면서 마음에도 없는 칭찬해줌.

 

(여자가 관심있거나 좋아하는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니가 이해안되도 좋아하는 척 해줘라. 쓴소리하는건 그 여자의 자존심을 밟는 행위다 -엄마의 한숨-)

 

 

 

 

여튼 뻘소리 그만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녀는 이번에 강원도로 결혼문제를 담판을 지으러 간다는 거임.

 

자기 남자친구가 여전히 사랑스럽고 좋다고 하더라.

 

다만 결혼문제때문에 올해 너무 스트레스도 받고해서, 이걸 매듭지으러 간다는거임.

 

 

 

속으로 제발 헤어져라 헤어져라 주문을 걸었다.

 

" 그래 남자친구 만나서 잘 의논해봐, 좋은남자 같네 성실한거같고, 인상도 좋아보인다 "

 

(여자가 1과 2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있고, 너에게 1이라는 결과가 더 +ev라면, 여자에게 2에 대해 좋은점을 말해줘라. 그러면 여자는 1을 선택할 것이다 -엄마의한숨- )

 

 

 

 

그녀는 그렇게 주말 강원도로 떠났다.

 

강원도가는 버스안에서 나와 쉴새없이 카톡을 했고, 몇가지 조언도 했다. 

 

사실 조언은 개뿔, 부두술사처럼 어떻게하면 두 사람의 연애를 파국으로 치닿게 할지 그녀 모르게 저주를 쏟고 있었음 ㅋㅋ

(미인은 석류를 좋아한다. 그리고 멍청하다 -엄마의 한숨-)

 

 

강원도로 떠난 그녀는 생각보다 빨리 대전행 버스를 탔다.

 

 

 

" 오빠 나 헤어졌어 ㅠㅠ "

 

" 저런.... 잘 해결되길 바랬는데, 안타깝네.....괜찮아 더 좋은 사람만나겠지....힘내 "

 

" 오빠처럼 잘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야되는데....내 주위에는 잘 없네... "

 

 

 

딜러가 파켓A를 나에게 주는 순간이었다.

 

난 그 순간, 그녀가 부담을 느끼지않게 조심스럽게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드디어 1달만에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뒤로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우리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서로를 끌어당겼다.

 

 

 

 

연락처를 뚫은뒤로 투애니뽀세븐 24시간내내 나는 그녀와 닿아있었다.

 

방구석에서 헤드셋끼고 같이 카트라이더도 존나함. 

유치하지만 소원내기로 소원도 한 20개 따 먹었다.

소원1개 내기해서 지면, 소원2개로 다시 내기함. 그리고 또 지면 소원4개로 마틴베팅...

 

(홀덤판에 미인이 앉아있고, 그 미인의 스택이 높은 상태라도 긴장하지마라. 그건 곧 너의 스택이 될 것이다. -엄마의 한숨-)

 

 

헤드셋을 낀채로 그녀와 수다를 떨다가 그상태로 골아떨어지기 일쑤였고

(코 존나 골았음 녹음해서 내 코고는 소리 들려주더라 ㅋㅋㅋ시발 전쟁난줄)

 

캠을 서로 켜놓고 밥상가져와서 밥도 쳐먹고, 캠켜놓고 서로 학교 공부도 했다.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익숙해지고 난뒤로 캠앞에서 코딱지도 존나 팜)

 

 

 

이색적인 데이트도 했다.

 

서로 각자 동네 영화관에서 같은영화를 최대한 같은 시간대로 예매해서 영화를 보러 감.

 

같은시간 다른공간에서 우리는 같은 영화를 보며 서로 대화함.

 

그녀가 내앞에 없고, 내가 그녀앞에 없을뿐, 우리는 서로에게 늘 닿아있었다.

 

 

 

그리고....기말고사가 다가오고...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이 됐다.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함. 그리고 만나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올 한해가 끝나기 전에 널 만나고싶고, 너만 괜찮다면 진지하게 만나보고싶다고 했다.

 

 

그녀는 수락했다.그리고 서로를 실제로 만나보지도 않고 우리는 사랑을 시작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크리스마스때 만나기를 D-DAY로 정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기말고사가 끝난 12월의 어느날.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 동대구터미널에서 대전행표를 끊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때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몰래 가셔 놀래켜 줄 생각으로...서프라이즈한 첫인상을 줄 생각으로..

 

 

 

하늘에서 고즈넉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눈은 그해 겨울 대구의 첫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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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짧은거 이해점 

 

그리고 구라가 아니라 그녀만나러 갈때 진짜 대구에 첫눈옴. 

 

동대구 터미널에서 버스표 끊고 시간이 남아서 터미널근처 피시방에서 게임했음.

(슬러거라고 야구게임 임)

거기 클럽사람들에게 오늘 좋아하는 사람 만나러 간다고 클럽채팅창에 떠벌림. 

그리고 그 사람들 응원받으며 버스에 탔었음 ㅋㅋㅋ

 

 

마 니들 다음편 존나 궁금하지? 

개찐따가 미인만나면 얼마나 더 찐따되는지 내가 다음편에서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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