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웨이드의 숙소로 들어와서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깊게 잠들지 못했다. 잠시 눈을 붙였다 뜨니 아직 새벽 6시정도 된 듯. 더 자야했지만 잠은 올 것 같지 않고 흐르는 시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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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7 11:15:04

 

 그렇게 웨이드의 숙소로 들어와서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깊게 잠들지 못했다.

 

 잠시 눈을 붙였다 뜨니 아직 새벽 6시정도 된 듯.

 더 자야했지만 잠은 올 것 같지 않고 흐르는 시간도 아까웠다.

 

 '일단 나가자.'

 짐은 놔두고 일단 여권과 지갑만 챙겨서 리월마로 걸어갔다.

 잠이 안와서 리월마로 넘어가니 깨거든 전화하라는 메모를 남겨놓고 범죄자들의 소굴로 오인했던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해가 뜨고 있었고 걸어서 5분거리였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을거라 생각했고 리월마 근처의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는 노동자 무리에 섞여서 걸었던 이때의 짧은 

 산책은 꽤 상쾌했던 기억이 난다.

 

 

 

 20141029_061415-EFFECTS.jpg

 

 웨이드의 아지트.jpg  

 서너시간 뒤에 웨이드놈을 깨워서 아침식사나 하려고 돌아왔다가 동호수를 까먹어서 다시 리월마로 돌아갔다.--;;;;;;

 

 

 포커룸에 올라갔더니 아직 테이블이 돌지 않았다.

 시간이나때울겸 1000페소를 넣고 슬롯을 돌렸다.

 꽤 시간을 보내고 3000페소를 만들었다.

 

 2층에 올라가보았지만 여전히 포커룸은 돌지 않는다.

 

 이른 아침 한산한 카지노업장.

 어 이거 뭔가 익숙한 순간이다.

 http://www.pokergosu.com/index.php?mid=best&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8B%AC%EA%B3%B0&document_srl=886526

 

 비록 마카오가 아닌 마닐라지만 딱 이때의 느낌이었다.

 

 슬롯으로 불린 3000페소를 들고 500페소 바카라 테이블에 앉았다.

 그때처럼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고 돈을 따기 보다는 오늘 저녁에 떠나야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느긋하게 내가 좋아하는 카지노에서 딜러랑 수다떨면서 

 바카라를 즐기기 시작했다.

 

 3000페소가 1만페소가 되어서 딜러에게 손짓을 하고 캐셔로 가서 캐시아웃을 했다.

 다시 3000페소를 바이인하고 느긋한 시간을 즐기며 게임을 즐겼다.

 다시 1만페소가 되었고 캐셔에 다녀왔다.

 

 페소셔틀 놀이를 대여섯번 더하고 드디어 바이인한3000페소가 부러졌다.

 홍콩달러였다면 정말 기뻣을텐데....뭐 그래도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신입티를 벗지 않은 꽤 멀끔하게 생긴 남자딜러녀석과 꽤 친해졌는데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지갑에서 천페소를 꺼내서 칩으로 바꾸니 이제 그만하고 가는게 좋을 거 같다는 표정이다.

 

  베팅을 하지 않고 팁으로 건네자 매우 당황하면서 플로어퍼슨을 호출한다.

  리월마는 팁을 받지 않는 시스템인듯 결국은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그 친구에게 팁을 주지 못하고 나왔다.

 

 이미 한국에서 들고온 달러보다 뱅크가 더 불어난 상황.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조금의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몸도 피곤했고.

 

 리월마의 매리어트 호텔에 있는 Quan spa로 향했다.

 마카오에서도 쉽사리 가지 않는 호텔 스파에 도전.

 역시나 사진은 없다.

 코스마다 다르지만 90분에 4천페소정도. 

 이때의 경험을 계기로 마카오에서도 적당히 위닝을 하면 호텔 스파를 즐기곤 하는데 확실히 첫경험 버프는 무시 못하는 듯.

 정말 최고의 마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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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이상으로 마닐라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저녁까지 알차게 보냈고 슬슬 한국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

 마닐라에서 만나게된 웨이드와 동생들은 고맙게도 러시아워에 택시비 많이 나온다며 살인청부업자로 오인했던 하수인을 대동해서 공항까지 바래다주었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웨이드놈의 또 나에게 라떼를 쐈다.

 이쯤되니 뭔가 놈만의 루틴이라고 해도 될 듯.

 

 그자리에서 웨이드는 나에게 일전의 시티은행 계좌 문제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며 1K를 부탁했다.

 뭐 일정 내내 한번쯤은 나에게 부탁을 할거라는 리딩은 있었지.

 

 "지금 1K는 무리야.웨이드. 솔레어컵 레지 안한거 형들에게 환불도 해야하고. 여기 와서 네놈 신세 많이 졌으니 500불 정도는 가능하겠다. 일단 이걸로 잘 버텨봐라."

 

 하고 500불을 건네주었다. 

 사실 지갑과 가방에 현금은 차고 넘쳤다.웨이드는 오늘 아침에 나와 같이 없었으니 몰랐을 뿐.

 그당시 내가 웨이드에게 네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간다.라고 받을 생각 없이 줄 수 있는 금액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500불이었던 것일 뿐.

 1K를 주고나서 만약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면 내가 받는 실망감이 너무 클 것 같았다.

 

 출국장 앞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에 한국에서 만나기를 기약하고 웨이드놈과의 첫만남과 나의 첫 라이브 토너 여행이 끝이 났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순간까지 내 머리속은 '가기 싫다.' 라는 생각뿐. 

 필리핀과 마닐라를 휴가 후보군으로 고려조차 하지 않는 나로썬 그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이야기겠지.

 그리고 사실 우리 일상에서 포커라는 게임은 아직까지도 마이너하고 좋지 않은 이미지인게 사실이지. 

 그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서로가 좋아하는 포커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동료??같은 존재를 만난게 이때가 처음인지라 훗날 포고에서

 사기꾼 나상대로 웨이드의 소식을 다시 들었을때는 마음이 참 좋지 않았다.

 

 이후로도 웨이드는 몇번 한국에 방문했고 그럴때마다 단톡방 멤버놈들은 먹을거 없고 잘 곳 없는 녀석에게 일용할 양식과 거처를 제공하는 등 선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녀석들과도 조금씩 금전적인 문제가 쌓이기 시작하는 듯 했고 결국에는 마닐라에서 알게 된 동생들로부터 웨이드형이 필리핀에서도 문제가 많았

 다며 행방을 알게되면 꼭 알려달라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웨이드놈은 훗날 내가 빌려준 500불의 상당금액을 원화로 상환했다.

 애초에 받을 생각 없이 준돈이었으니 나는 아무 불만도 없고 이 시리즈 내내 글에서 뭍어나듯 녀석에 대한 기억도 크게 나쁜편이 아니다.

 

 그때쯤되서는 웨이드뿐만 아니라 포커외적인 지인들과도 사소한 금전거래를 피하는 쪽이어서 더이상 웨이드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고 점점 녀석과 연락하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포고를 포함한 포커 커뮤니티에서 사기꾼 나상대의 이름으로 녀석의 근황을 전해듣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지.

 

 나를 만나기 이전부터 잘못되어가고 있던것인지 그 이후로 뱅크롤에 타격이 와서 겉잡을 수 없이 상황이 나빠진건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나쁜 기억이 없는 친구지만 이미 놈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금액도 천차만별 무시 못할 수준이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

 그저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어쩌다보니 시작한 사기꾼과의 추억썰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된 듯.

 

 혹시라도 이 글을 웨이드놈이 보게 된다면, 어떻게든 주변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몸건강히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GLG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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