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대회 ITM한 정도로 후기 써도 되나 모르겠지만 방금 JOPT 회장에서 돌아와서 샤워까지 했는데 아직 도파민이 꺼지질 않아서 후기 한번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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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쿄에서 일하는 외노자야. 한국 토너나 캐쉬의 경험은 거의 없고, 본업이 약간 시즌을 타는 업종이라 가끔 여유로운 시즌에는 망고로 25$ 지마나 한개 켜서 깨작거림. 와이프에게 허락 받고 한달에 한번 정도 동네 펍 토너에 참가하거나 살짝 저렴한 캐쉬만 치는 정도임.
JOPT나 APL같은 대형 토너 한번쯤은 나가보고 싶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지마 우승하고 와이프 가방하나 사주면서 5월 JOPT에 나가는걸 허락받아서 딱 이번 주말 이틀 간만 하기로 함. 뱅크는 10만엔. 뱅크 너무 적다 생각하겠지만 딱 이 정도가 다 날려도 재밋게 놀았다라고 생갈 할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했고 25$ 지마가 딱인 내 사이즈에는 충분히 큰 금액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토요일에는 19시에 하는 3만엔짜리 블랙칩 바운티에 나갔고 상위 25%에 들어서 바운티구간까지는 들어갔는데, 올인 두번지고 바운티도 ITM도 못하고 탈락.
그리고 24시에 하는 1.2만엔짜리 터보에 나갔는데 진짜로 핸드포핸드 버블구간에서 탈락. 한명만 더 넘기면 ITM이었는데 너무 아쉽더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첫차타고 집에가서 씻고 자고 일어나서 일요일 18시에 시작하는 5만엔짜리 토너 참가를 마지막으로 JOPT 끝내야지 하면서 갔는데, 내가 지난주 스케쥴을 보고가서 18시에 도착을하니 할게 없는거야. 20시에 3만엔짜리 토너가 있긴했지만 가능하면 5만엔짜리 들어가고 싶었거든. 22시에 5만엔짜리 토너가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 너무 뜨고..
그런데 스케쥴을 보다보니 19시에 태그팀 하이롤러가 있는거. 파트너 있으면 이거하면 좋겠다.. 생각만 하고 우선 20시까지 시간이나 때울까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아는 얼굴이 걸어옴.
동네펍에서 자주 보던 사람이기는 한데, 이름이나 연락처는 모르고 닉네임만 아는정도? 시간이나 때울겸 말을 걸었어 뭐하고 있냐구. 그랬더니 그 친구는 메인토너 데이1을 나갔다가 탈락을 했고 그 친구도 20시 3만엔 토너까지 시간을 때우는 중이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내가 이 친구랑 몇 번 게임 하면서 타이트하게 잘한다 생각했었거든. 블러프는 거의 없는데 맥스밸류는 엄청 잘 뽑는 스타일. 그래서 그럼 우리 조금있다가 시작하는 태그팀 하이롤러 같이 나가지 않을래?하고 물었더니 자기는 하이롤러는 해본 적도 없고 5만엔은 좀 부담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럼 내가 7만엔 낼께. 넌 3만엔만 내. 그리고 상금은 6:4로 나누자 내가 2만엔 스테이킹할께 했더니 엄청 오래 고민을 하더라.
자기는 하이롤러는 해본적도 없고 JOPT에서 아직 인머니 못해봤다. 폐끼치면 어떻하냐 이러길래 그런거 걱정말라고 져도 서로 원망 말고 큰팟은 상의하면서 하자해서 그 친구도 큰 마음 먹은듯 그럼 한번 해보자 함.
그렇게 레벨1부터 시작을 했는데, 하다보니 나랑 이 친구가 엄청 잘 맞는거야. 블라인드 올라갈때마다 서로 바꿔가면서 했지만 기본적으로 상의를 많이 하면서 했는데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달라서 프리미엄핸드로 밸류 뽑는건 그 친구 말대로 했고, 나는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 성향파악 하면서 BB를 지키거나 약간 부족한 핸드로 버튼콜 혹은 오픈콜 한 걸 블러프 섞어서 운영하는 부분은 내 말대로 했거든.
그러다보니 시작하자마자 6시간동안 에버 밑으로 칩이 내려간적이 없음. 약 350팀 정도 엔트리했고 ITM이 35등?부터인가 그랬는데 한 40팀 남은 시점에서 라운드포라운드에 들어감.
ITM하면 참가비가 거의 더블업하는 상황이었고, 우리 칩은 에버정도 였는데 우리는 우승보다 ITM에 목표를 두기로하고 우선 ITM까지는 완전 타이트하게 하기로 합의를 함. ITM까지 얼마안남았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A10o으로 오픈도 안했고, AKs로는 오픈만하고 3뱃에는 폴드할 정도로 타이트하게함. 그런데 생각보다 라운드포라운드가 너무 길어지는거. 1시간 넘게 한 것 같아. 그래서 우리는 BB에 완전 녹았음. 분명 35등 정도에서 ITM이었는데 라운드포라운드에서 핸드포핸드 없어 바로 ITM 발표를 해버리더니 안내판이 갱신되고 28팀이 남았더라. (원래 이래?)
여튼 이 때 우리칩은 거덜이나서 ITM들어 갔을때 10BB정도 밖에 안 남음.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적당히 오픈할거 하고 AKo로 더블업 한번 하고...
2레벨정도 더 하다가 우리가 BB였는데 BB랑 앤티 내고 나니까 4BB남음. 이 때 UTG가 올인 오픈했는데 그 쪽이 우리를 커버하긴했지만 거기도 7~8BB정도? 그런데 싹 다 죽어서 우리랑 헤즈업 상황이 되었고 우리는 A3다이아s 들고 상의하에 올인콜 함. UTG는 4파켓. A나 다이어는 안뜨고 우리는 17등으로 탈락.
참가비 10만엔에 상금은 40만엔. 이걸 6:4로 나누어서 내가 24만엔, 파트너가 16만엔이 이번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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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첫 날은 토너장에서 나 혼자였고 결과도 없어서 JOPT같은 토너 힘들기만하고 이번을 마지막으로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오늘 ITM을 해서 그런지 파트너가 있어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었어.
JOPT가면 특히 한국분들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이유가 있었구나 싶더라. 왜 다들 해외토너 나가고 그러는지 알겠더라. 좋은 경험이었어~
주절주절 너무 글이 길어졌네. 재미 없었으면 미안해 ㅜㅜ
2025.05.05 06:57:12
후기추
2025.05.05 07:04:06
혹시 결혼은 일본분이랑 하셨나요?
2025.05.05 12:14:32
@허츄
아니 한국인. 나는 일본여자 잘 안 맞더라
2025.05.05 13:22:20
@존욘상
phew...
2025.05.05 07:07:28
ㅊㅊ
2025.05.05 07:46:45
재미짐 추추추
2025.05.05 12:14:06
@달위니
고마워!! ㄱㅅㄱㅅ
2025.05.05 09:20:26
재밌네요. 역시 도박 친구가 진짜 친구지 ㅋㅋㅋ
2025.05.05 12:13:44
@엘루시도
이제 얘랑은 찐친이 될 듯 ㅎㅎ
2025.05.05 09:23:30
플레이어를 바꿔가면서 플레이 하는게 아니라 한칩놓고 둘이 앉아서 그자리에서 상의하면서 게임하는 포멧인가요?
2025.05.05 12:13:19
@의문의한국인
플레이어 바꿔가면서 하는데, 플레이중에 파트너랑은 상의하면서 해도 되는 시스템이에요. 한명은 테이블에 앉아있고 한명은 뒤에 서서 지켜보는 스타일
2025.05.05 17:46:45
@존욘상
아 액션만 해당 플레이어가 결정하고 스팟 진행중에 상의도 되는군요
그러면 귓속말로하나요?ㅋㅋㅋㅋ
2025.05.05 20:18:00
@의문의한국인
네 입 가리고 귓속말로 했어요 ㅎㅎ
2025.05.05 14:08:28
오 좋네
2025.05.05 14:50:32
축하축하 무슨일 하는지 물어봐도 괜춘할까? 토너 보다 외노자 로 일하는 이야기 듣고 싶어
2025.05.05 14:53:34
@anauna
Kpop관련일을 하고 있어. 자세히는 말해주기 어렵다 ^^ 한국 외노자들 바닥이 엄청나게 좁아 ㅎㅎ
2025.05.05 16:55:40
@존욘상
오우 대박이네 일본에서 생활 할만해?
2025.05.05 16:59:36
@anauna
돈 모으기는 어려운편. 주택매매나 월세는 비싸고, 전세나 반전세도 없으니까. 교통비나 공과금도 비싸. 전체적 물가가 높은데 도쿄말고 지방도시는 나은 것 같기도 하더라.
그런데 놀기는 좋음. 포커뿐 아니라 스포츠, 문화생활, 공연, 덕질등 노는건 뭘 해도 일본이 한국보다 더 나음.
2025.05.05 16:56:06
이야 진짜즐거웠겠네 ㅋㅋ축하해!!
2025.05.05 17:00:04
@햄부기
고마워! 진짜 졸잼포커 10시간 쳣다!
2025.05.05 19:44:42
와 ㅋㅋ 글만봐도 재밌게 놀았다는게보이네
bb
2025.05.05 23:53:38
재밋엇겟다 bb
2025.05.06 06:32:58
재밌게 하고 ITM까지 했으면 그걸로 맥스밸류지!! 고생했어^^
2025.05.07 03:44:40
같이 한 파트너는 일본분?
2025.05.09 01:44:14
@방배동이수
ㅇㅇ 일본인
2025.05.30 08:30:55
개쩌네 형.. 이대회는 그냥 엔화있음 참가가능한거야??
2025.05.31 03:02:06
@유타
응 엔화만있음 가능!
2025.05.31 09:07:36
@존욘상
감샤합니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