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재작년 가을쯤인가, 나는 apl에 참가해서 메인이벤트를 치고 있었어.
언제나 처럼 한국 대회 테이블 방수는 정말 좋았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프로들이나 레귤러들이 많이 보였는데 우리 테이블은 진짜 방수 아저씨들이랑 샷테이킹해서 쫄아있는 나랑 비슷한 20대 초반 애들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남. 런도 좋고 방수도 좋고 나는 3만칩 스타트에서 10만까지 만들었고 테이블은 말랑말랑해서 잘 치고 있었는데 딜러 옆 1번자리에 오늘의 주인공인 김포붕(가명)이 앉게 되었어.
돈 많은 포커고수 유저들이나 돈 많은 레크아저씨들에게 100만원이라는 돈은 아무렇지 않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많은 20대 초반 애들한테 100만원이라는 돈은 정말 큰 돈일거야. 그래서 메인이벤트를 치는 어린 애들은 좀 절면서 할거 못하다가 녹아죽는 경우가 정말 많아.
하지만 김포붕이는 내 또래들과 다르게 절지도 않고 적절한 베팅 사이즈와 빠따를 구사했고 진짜 타이트 어그레시브의 표본을 보여주면서 테이블을 크러슁 했어. 나도 김포붕이를 보면서 아 쟤는 진짜 피해가야겠다라고 생각해면서 게임을 치고 있다가 플로워가 이제 브레이크라고 담배 한대 빨고 오라길래 담배를 피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는데 김포붕이가 나에게 말을 거는거임?
대충 핸드 물어봤었던거 같은데 존나 뻔뻔하게 탑셋이었다 구라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내가 테이블에서 제일 잘하고 상대하기 너무 어렵다면서 원래 게임 어디서 치냐 공부 뭐로 했냐 라는 질문 등등을 하면서 친해짐. 나이도 동갑이어서 더 친해졌던 기억이 있어.
같이 day2를 갔고 칩패킹 하는 동안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게 됨. 나는 머니인하고 금방 짤려서 집 갔고 그 친구는 딥런을 했었던걸로 기억나네.
서로의 존재를 잊고 있을 무렵 그 친구가 나에게 연락이 와서 강남에 모 호텔에서 시드권 3장 짜리 게임을 하러 가자고 해서 같이 밥 먹고 게임을 치러 갔음.
서로 두바가지인가 세바가지 하고 둘 다 데이2 올려놓고 내가 망고 치러 가자고 우리 집으로 초대했어.
망고를 키고 안에 얼마 있나 보는데 걔 balance에 5000점이 넘게 있는거야?
그래프 좀 보여달라고 했는데 세상에 러캐 레테 토너 셋 다 그렇게 예쁜 그래프는 본 적이 없었어. 토너 토탈 위닝이 6디짓이었던걸로 기억나고 러캐 100방 깨고 200방에서 고전 중인걸로 기억나네.
아무튼 얘가 세션하는걸 옆에서 지켜보면 일단 존나 신나는 힙합 노래를 틀어놓고 토너 3-4 테이블 돌리고 (bi 50~100점 정도? 가끔 525도 함) 레테 2테이블 돌리면서 러캐 1테이블을 핫키로 조종함.
존나 잘침 진짜 감탄 나오도록 잘 침. 솔직히 이렇게 잘치는 사람을 옆에서 본 적이 처음이라서 너무 신기했어. 얘가 토너먼트 우승하거나 캐쉬에서 잘 따는 날은 나한테 1000점도 보내주고 이랬었던 기억이 나. 내가 위닝하는 날은 포붕이 챙겨 주고 그랬긴 했는데 포붕이가 훨씬 위닝 금액도 크고 많이 했어서 내가 받는 날이 더 많았지
Apl 끝나고 ksop때는 아예 시리즈 스왑을 20%정도 했었는데 나는 존나 루징 했는데 얘 덕분에 시리즈 끝에는 +가 되어 있었어.
그렇게 우리는 온라인을 위주로 오프는 큰 대회만 다니면서 포커를 재밌게 치고 다녔지
여러모로 서로 핸드 얘기도 많이 하고 gto wizard도 돌려보면서 복기하고 서로 더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우리는 엄청 노력했고 포커와 별개로 나는 김포붕이라는 친구가 참 좋았음.
근데 이렇게 포커를 잘치는 김포붕에게도 문제가 있었는데 포붕이의 문제점이 뭐였나면…..
위닝 하는 날이 루징하는 날보다 많은데 루징하는 날 바카라에 손을 댐. 망고 루징 한 날 아침 7시쯤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걔가 바카라 하는거 처음 봤는데 진짜 충격이더라. 그날 5분 만에 자기 멘징 했다고 기분좋아하는데 바카라의 무서움을 주위에서 많이 들어서 진심으로 하지 말라고 3번 충고했었음.
내 말을 무시하고 루징하는 날은 어김 없이 바카라를 했고 바카라에서 이기지 못하면 하 씨발 오늘 너무 깊어졌다라고 하면서 집으로 터덜터덜 가더라.
내가 한 번은 그만하라고 ㅁㅁ새끼야 라는 말까지 했는데, 이젠 내 앞에서만 안하고 뒤에서만 하는거 같더라.
어느 날부터 연락이 소원해졌고 카톡에 들어가봤는데 걔가 (알수 없음)으로 뜨더라. 설마 바카라 때문은 아니겠지 라는 생각으로 전화했었는데 전화도 사용자의 요청으로 해지됐다고 뜨고.
2달 정도 지나서는 ㅇㅇ실장이라는 사람한테서 해외발송 문자로 우리 정보 팔고 돈 빌려서 안갚았다고 이 새끼 대신 변제하라고 연락이 왔어.
그러면서 무슨 영상도 왔었는데 얘가 자기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지금 변제 할 수 없으니 갚아주시면 나중에 꼭 갚겠습니다” 라는 말을 했던걸로 기억나.
나한테는 돈 한푼 빌린적 없던 애가 무슨 깡으로 사채업자 한테 돈을 빌렸을까. 차라리 나한테 빌릴 생각은 안해봤을까….
포커만 했으면 참 좋았을거고 수익도 쏠쏠했을텐데 바카라를 하면서 얘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거지. 아직도 한 번 씩 보고 싶을 때 전화하는데 오늘은 이상한 아줌마가 받아서 누구요? 하길래 죄송하다고 하고 끊었다.
김수조 프로님이 그러셨던걸로 기억하는데 게임을 정말 잘하고 마인드가 안좋으면 오래 못가고 게임을 어느정도 못해도 마인드가 좋으면 롱런 한대.
애들아 포커 하루 루징 했다고 세상 안무너지고 다시 일어나서 위닝 하면 되잖아…
바카라하는 애들 많던데 바카라 그만하고 포커만 즐기자
2025.03.06 12:38:22
혹시 포고 7렙 걔 아님? ㅋㅋㅋ
2025.03.06 13:10:16
@리바
포고 눈팅만 했었음 우리 둘 다
2025.03.06 14:05:57
@방배동탐드완
드립임 ㅋㅋ
2025.03.06 13:24:46
무섭네
2025.03.06 14:11:03
@집행자
너도 조심해
2025.03.06 14:17:09
@방배동탐드완
죽을때까지 안할게
2025.03.06 14:24:33
테이블게임은 naver..
2025.03.07 09:07:18
루징하는날 올폴가는습관좀 버려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