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해서, 호텔로 돌아가기는 커녕 오사카 도톤보리 뒷골목 전봇대 사이에 박혀 밤을 보냈다. 기억은 단편적이게 끊어져 있다. 분명 어떤 아주머니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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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4 2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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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해서, 호텔로 돌아가기는 커녕 

오사카 도톤보리 뒷골목 전봇대 사이에 박혀 밤을 보냈다. 

기억은 단편적이게 끊어져 있다. 

 

분명 어떤 아주머니와 손을 잡고, 섹스 하지 않겠냐, 멋져서 말 걸었다라는둥 상대쪽에서 그런식으로 말 걸었던 것 같은데 

호텔비 3.5만원도 없냐 계속 묻길래 

그냥 나 노숙자요! 보면 모릅니까 이런식으로 달래서 호주머니 속 100엔 쥐여주고 커피라도 마시라고 하며 돌려보냈다. 

누군가와 손을 맞잡는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나를 툭툭 건들이며, 신기한 장난감 대하듯 놀리는 소리에 다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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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런 스타일의 남자 두명이었는데 

 

횻토코 가면 쓴 채로 쳐 누워있던 나를보며 

 

"이새끼 뭐임ㅋ 일본인?" 

 

"한국인인듯. 존나 웃기네 ㅋㅋ " 

 

하고 기억에는 없는데 아마 셋이서 여기저기 다녔던것 같다. 

 

정신 차리자 마자 

 

"아.. 어제 너무 마셔서.. 우와. 지갑, 핸드폰, 아무것도 없어" 

 

"어이 , 너 괜찮아? ㅋㅋㅋ 같이 찾아줄까? 어디 다녔는지 기억은나?" 

 

"아아.. 모르겠어. 내가 여기 있었다고? 이거, 이 후드는 뭐야 이거 내꺼 아니야" 

 

"모름 ㅋ 그냥 니가 덮고 있었음." 

 

처음에는 이새끼들이 나를 가지고 놀고 지갑 가지고 튄줄 알아서 

솔직하게 현금 하나도 없고 카드 없으면 곤란하니 돌려달라고 말했었다. 

이 빡때가리 2인조는 아무래도 진짜 아닌 것 같아.

몇마다 말 하다보니 금새 알게 되었다. 

 

핸드폰은 그들의 증언에 따라 내가 쓰러져 있었다는 전봇대 사이로 돌아가니 그쪽 쯤 바닥에 화면이 땅을 향한 채로 떨어져있었다. 

일본에서 산 노인과 바다라는 책도 그대로 있었다. 

 

결과적으로 없어진것은 지갑과 에어팟프로.. 

 

좆됐다 

 

지갑안에는 현금은 없었으나 카드가 들어있었고 

이게 없으면 일본 여행을 지속 할 수 없다. 당장 뭐 먹을 거 살 돈도 없다. 

 

"어이. 니들 착한얘들이네. 뭐라도 갚고 싶은데 모처럼 도와줬으니" 

 

"ㅋㅋㅋ 님 돈은 있음? 지갑 없어졌다매" 

 

"아아... 전화번호라도 알려줄 수 있나? 나중에라도 찾게 되면 꼭 사례 할게" 

 

"? 우리 그런거 안키움. 둘다 휴대폰 없음" 

 

이 빡대가리 2인조는 대가리는 좀 비었어도 매우 착해서, 호텔로 돌아갈 수 있겠냐, 근처 파출소라도 가보지 않을래 하며 계속 나를 배려 해주었다. 

 

그리곤 쿨하게 경찰서 앞까지 나를 데려다 주곤 사라졌다. 

 

솔직히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도톤 보리다 여기. 사람이 존나게 미어 터지는 곳이다. 여기서 잃어버린걸 어떻게 찾나? 

 

경찰 아저씨는 매우 친절해서, 혹시라도 내 지갑을 찾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전화번호도 받아 두었고 분실물 신고를 접수 해주었다. 

 

그 길로 호텔로 돌아와 사정을 설명하고 예비 카드키를 받아 내 방으로 들어가 쓰러지듯 잠들었다. 

 

"지갑을 찾게 되면 상관 없지만, 키를 분실 하게 되었을 경우 만 오천원 정도 듭니다" 

 

좆박았다. 수중에는 천원도 없었다. 

 

통장에는 3천 가까이 예산이 있었고 

지금까지 어딜가든 뭘 먹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며 보냈는데 

한순간에 짠내 투어 하게 생겼다. 

 

일단 대사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귀국용 비상금 3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핸드폰으로 돈을 쏴주면 돌고 돌아 대사관에서 현지 통화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5월 9일. 30만원으로 5월 9일까지 버텨야 한다 

나랑 오사카는 사대가 안맞는 구나 하고 느꼈다. 6년전에도 클럽에서 지갑 잃어버렸었다. 

 

대사관 일을 대충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침에 들었던 파출소에 다시 향했다. 

 

어쩐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 영문명은 뭐고 한자로는 어떻게 쓰고 생일은 언제고 마스크좀 벗고 얼굴좀 보여달라 등등 

 

'괜히 기대감만 높히고 말이야.. 어차피 다시 되찾는거 따위 절대 무리인거 알고 있어....' 

 

그리고... 잠시 뒤 경찰분이 진짜 내 지갑을 가지고 왔을 때 나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주변 다른 경관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 였다. 

 

"형씨 께 맞아요? " 

 

그리고는 뭐랄까 세상을 보는 눈이 변했다. 모든게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이 오사카의 인파도... 

 

아직 내 여행은 끝나지 않는다. 홋카이도, 그리고 다시 큐슈로 돌아가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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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4 21:59:25

2023.04.24 22:10:08

@마진충

2023.04.24 22:10:16

@닉변문의

2023.04.24 21:35:01

2023.04.24 21:45:04

2023.04.24 2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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