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차에 시동을 걸고 오클라호마 윈스타로 출발하게 되엇대

불체자라 은행을 만들수가 없어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가 없으니 호텔방을 구할수 없어서 가까운 캠핑 용품 파는곳에 들려서 침낭이랑 담요등을 구입해서 차에서 잘 각오를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차를 운전햇대. 드라마 올인의 김인하를 떠올리면서 말이야. 

은행이 없으니 죄다 현금인데 불안해서 차에다 놔둘수가 없어 만불이 넘는 돈을 베낭에 넣고 카지노에 입장해서 홀덤 테이블을 찾아 이름을 올려놓고 맥주 마시면서 계획을 짰대. 하루에 300불씩만 따자. 한달이면 9000불이다. 이른바 생홀 플랜 말야.

그렇게 며칠이 흘렀을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뱅크롤이 줄기 시작. 30시간 넘게 카드를 칠때도 잇엇으니 얼마나 피곤하겟어. 꾸벅꾸벅 졸다가 딜러한테 한번만 더 졸면 내보낸다는 소리까지 듣고 레드불을 물처럼 마시면서 버텻대. 차에서 자니까 삭신이 엄청 쑤시고 먹는것도 미국음식만 주구장창 먹으니 질리고 엄마가 보고 싶더래 ㅋㅋㅋ 정작 문제는 먹고자는거야 해결이 되지만 씻을수가 없잔아. 몸에서는 냄새 나고 살은 빠지고 완전 노숙자엿지.

그러다가 이놈이 드래곤베팅을 알게 돼..이게 인생에 가장 큰 실수였다 하더군. 아는 사람은 알겟지만 바카라에 드래곤 베팅.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해주자면 뱅커가 3장을 받아서 7로 이기면 베팅액의 40배를 주지. 이녀석이 홀덤 자리 기다리다가 지루해서 바카라 테이블에 가서 소액 배팅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25불짜리 칩을 드래곤베팅에 놓앗대. 당시에는 뭔지도 모르고 놓은건데 이게 맞은거야. 40배니까 천불이지. 딜러가 100불짜리 칩을 10개 주니까 머리속에 도파민과 각종 화학물질이 쏟아지면서 홀덤은 집어 치우고 용잡이 드래곤 슬레이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엇대. ㅋㅋㅋ 지옥으로 가는 길이엿지.

이게 문제가 뱅커가 3장 받아서 7로 이겨야 드래곤 베팅을 주는거라 플레이어에는 아예 걸지를 않게되는거야. 플레이어를 배제를 하니까 그림이고 뭐고 밸런스도 안맞게 되고 지금은 상당수의 카지노가 본매 베팅 않하고 사이드베팅만 해도 인정해주지만 그때는 무조건 본매를 걸어야 햇어. 천천히 어쩔때는 프리게임도 하면서 그림도 보고 해야 하는데 지옥행 급행열차를 탄거지...

정확히 11일만에 다 잃고 주머니에 1000불 정도 남기고 카지노를 나와서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담배 한대를 피우는데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날이 추워서인지 몸이 덜덜 떨리고 슬프고 비참한데 눈물은 나오지 않앗대. 그 기분 우린 잘 알잖아. 밥먹은지 오래됏지만 배도 안고프고 어디로 갈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서 한동안 차에 앉아서 담배만 피우다가 어느새 잠이 들엇대. 얼마나 잤을까 

정신을 차리니깐 다시 한번 현실인거지. 그 절망감 비참함은 밑바닥까지 떨어져본 사람만이 알거야 아마. 

어쩌겟어. 산놈은 살아야지. 그래도 이 놈이 추진력과 정신력은 대단햇나봐. 

다시 시작하자. 어차피 이렇게 된거 운명이다. 불체자 신분이니 사는데 한계가 있으니 한국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야 수가 생기겟다해서 엘에이로 다시 돌아오게 된거지. 주유소에서 기름넣고 밥값 아끼겟다고 초콜렛과 음료수로 버티면서 다시 30시간 가까이 걸려서 엘에이로 돌아오게 돼. 

돌아와서 진짜 몇푼 안남은 돈으로 찜질방 가서 씻고 매점에서 컵라면 사서 먹엇을때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대. 밀린 잠도 자고 배도 부르고 뜨끈한데서 몸도 지지니까 다시 삶의 의지가 생기더래. 당시 엘에이는 일자리도 풍부하고 불체자도 워낙 많으니까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수가 잇엇어. 구인광고 보고 금방 취직해서 낮에는 스시맨 밤에는 노래방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엇대. 

도박은 잊고 성실하게 일하니 한달후에는 찜질방 생활도 청산하고 방도 얻고 사람답게 살게 된거지. 이것저것 닥치는데로 일하고 돈이 되는일은 다 햇다고 하니까. 그렇게 쭉 일만 하면서 살고 잇엇는데.

어느날 노래방 사장이 그러더래 

"야 너 차 오딧세이지?"

" 네.그런데요?"

" 그래 잘됐다. 오늘 보도차 운전하는 애가 못나와서 그런데 가서 애들 좀 픽업해와라"

" 제가요? 도우미 애들을요?"

" 어. 내가 일당 더 쳐줄테니 애들 좀 데려와"

" 네.. 알겠습니다 "

이 얘기를 해주면서 그 녀석이 담배를 쭉 빨면서 나한테 그러더군....

" 형.. 그때 거길 가지 말앗어야 햇엇어요............"

오늘 세션은 쿨러 몇번 잡고 폭망햇어. 기분이 안좋아서 글 쉬고 싶엇지만 혹시라도 기다리는 포창들 잇을까봐 쓴다. 내일은 굿런하길 빌어주라.

입맛도 없어서 샌드위치나 해 먹고 자야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