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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래전 일이다. 내가 갓 풀팟에서 핸드폰 충전해서 한번 찍고 털리고 하며  핸드폰비가 꽤나 나왔던때 가입했던 홀x천x 카페 구석에 앉아 포스 2방에서 그라인딩을 하던 노인이 있었다.

 

기존 사이트에 진절머리가 났던 나는 그 노인과 그라인딩에 관심이 생겨 1:1 쪽지를 보내보았다.

 

"좀 알려 주실 수 없습니까? 했더니,

 

"2방에서 뭘 알려줄게 있겠소? 거 하하 포커나 치러 가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더 알려달라고 하지는 못하겠고 내가 바이인 할테니 아프리카로 방송이라도 켜달라고 부탁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잠자코 열심히 그라인딩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AJo로도 oop에서 곧장 셔브 올인을 넣더니, 날이 저물도록 레인지는 좁아져가고 나중에는 KK로 3벳 올인에 폴드를 하고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셔브 올인을 해도 되는데, 드라이 보드에 AA로도 타임뱅크를 다 쓰도록 고민을 하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셔브 올인 해도 된다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임뱅크를 다 되어가 시간이 빠듯해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고민해도 되지 않으니 그만 콜 하시지요."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끌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누룽지가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돈 낸놈이 좋다는데 뭘 더 고민한단 말이오? 노인장 , 외고집이시구먼, 타임뱅크가 다 떨어져 간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할려오."

 

하고 패스트 폴드 버튼에 커서가 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타임 뱅크는 어차피 10초밖에 안남아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그라인딩 하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그라인딩이란 제대로 해야지, 하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그라인딩 하다가 숫제 드러 누워가지고는 피시방 의자를 뒤로 밀어두고 컵라면을 먹으며 담배를 피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후에야 캐셔안에 들어가더니 이리저리 보고는 다 됐다고 뱅크롤을 보여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되있던 그라인딩이었다.

 

2방 그라인딩 보느라 쓴 시간때문에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그라인딩을 해 가지고 그라인딩이 될 턱이 없다. AA로 드라이 보드에 한참을 고민하니 하루에 채 1000핸드도 못칠 그라인딩이 무슨 그라인딩인가. 볼륨도 쌓지 못할터이니 말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피시방 알바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 모습이 발기가 되어 있길래 늙은 놈이나 젊은 놈이나 똑같은 놈이구나 라는 생각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와서 녹화된 동영상을 보여주니 생컨이 그라인딩을 잘했다고 야단이다. 이제까지 그라인딩을 했던 다른 핸디들의 동영상보다 훨씬 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생컨의 설명을 들어 보니, 볼륨을 쌓으려면 쌓다가 생각없이 플레이 하기 때문에 뱅크가 줄어들기 십상이고, 너무 생각하면서 치면 볼륨을 하루에 쌓지 못하는데 요렇게 알맞은 것은 좀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포고만 봐도 그러다. 옛날에는 2방에서 그라인딩 하면서 5방 위는 보지도 감히 얼굴도 들지 못하고 시간당 2불을 벌면서 행복해했던 유저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5방 10방 그라인딩 하다 두바인 빨린다고 50방 찍으러 100방 찍으러 가는 유저들이 많아지며 진정한 그라인더가 없어진지 오래였다.

 

이 그라인딩도 그런 심정에서 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맥심에 핫바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 피시방으로 가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노인은 있지 아니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알바를 바라보았다.

깊은 가슴골에 있는 목걸이 펜던트가 반짝거린다. 그 때 그 노인이 저 가슴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그라인딩을 하다가 유연히 알바의 가슴을 바라보던 노인의 발정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동정이 30년이면 마법을 쓴다." 라는 개소리가 생각났다.

 

요늘 안에 들어갔더니 생컨이 2방 그라인딩을 하고 있었다. 전에는 그라인딩 하다가 빡돌면 10방 찍으러 간다고 하더니 꾸준히 하는 걸 보고 군대 갔다 오더니 사람새끼가 이제는 좀 되긴 했구나 생각이 든다.

문득 4일전 그라인딩을 하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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