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썰입니다.
 

참고로 나오미는 저와 함께 사는 여자친구(주인님) 존함입니다. 한국사람이에요.

2주 쯤 지난 일인데요.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우리 나오미님께서 어쩌다 하루 쉬셨죠. 그날 방에 앉아서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오후 시간(한국기준) $44 PKO 6 Max를 하고 있었는데 계속 실수 연발하다가 탈락했는데 좀 짜증이 났죠.

옆에서 구경하다가 저보고 "야 너 비켜봐" (원래 저 일하는 컴퓨터는 제 전용입니다.) 하더니 자기 아이디
로그인을 주섬주섬하더근요. 나오미는 포커 뭐 실력을 사실 얘기할만한 수준은 아닌데, 서당개 3년이라고 아침에 운전하면 제가 팀뷰어로 핸드폰에서 리모트컨트롤 하고 옆에서 제 아바타 역할을 해줍니다. 만약에 물어보면 자기 오픈 레인지는 뭔지 딱 대답못해도 막상 카드 받으면 어떤 정도에서 오픈하고 죽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예쁜 핸드죠). 제가 한번씩 100불씩 주면 또 뱅크롤 매니지먼트는 기가 막혀서 1불짜리 SNG, KO, 1.1 MTT 하거나 가끔 삘 받으면 1.1 Satty 같은걸로 5.5불 11불 짜리 토너도 합니다. 심지어 1.1불 짜리 한 2천명 되는거 꽤나 딥런해서 방송까지 한적 있어요. (어처구니 없이 탈락하고 제가 뒤에서 코칭 안해줬다고 거의 울었더랬죠. 하지만 포커는 스스로 해야하는 것 . 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에 접했을 때도 $1 짜리 180명 SNG 같은거 혼자 우승도 두 번인가 한거 같아요.

여튼 접속하더니 자기 뱅크롤 꼴랑 백몇십불 정도 있는데 $44 PKO(제가 방금 탈락한 토너먼트)를 Reg하더군요. 저는 뒤에서 "WTF" 하고 있었는데 주인님 하시는 일에 껴들 수가 없습니다. 뒤에서 잠깐 구경하다 보니 말도 안되는 shove도 좀 하고 3bet도 하는데 막상 생각해보면 그 상황에서 정말 먹힐 수 밖에 없는 move 더라구요. 그렇게 구경하다보니 재미도 있는데 낮이고 약간 졸리기도 하고 제 컴퓨터를 떡하니 쓰고 있어서 카드도 못치고 잠이 들었죠.

잠시 후, "야 일어나봐 빨리"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는데 테이블에 빤짝빤짝 불들어 와있는데 헤즈업 상황이더라구요. "???????" 아시다시피 PKO는 바운티 때문에 1등 2등 차이가 크잖아요. 그래서 저는 딜을 좀해서 지더라도 좀 더 상금 많이 받게끔 해주려고 했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알고 계시고 딜 하러 호스트오면 바운티는 스플릿 안된다고 하는데 이거 스플릿 하는 방법이 있어요 사실.

하지만 나오미 왈, "말시키지 마 얘 내가 이겨" 

보니깐 이미 칩도 상당히 앞서 있는 상태인데다가 거의 destroy 수준으로 발라 버렸습니다.

절 딱 뒤돌아보더니 절 사랑에 빠지게 만든 한 마디를 하셨죠.

"야 이거 상금 너 써라" 
"네!!"
(참고로 제가 3살 오빱니다)

저는 헤즈업이 많이 취약한 편이라 헤즈업가면 항상 고전해서 바로 이 $44 PKO에서도 2등을 너무 많이 했거든요. 심지어 헤즈업 10 : 1 칩리드로 들어갔다가 진적도 있어요. 요즘은 헤즈업  연습하고 있긴 합니다만, 저날 저 시점까지도 $44 PKO에서 1등 한적이 한번도 없는데 나오미는 태어나서 딱 한번 해보고 아주 가뿐하게 1등을 해버렸죠.

인증샷 

그 바로 다음날 같은 토너먼트에서 저는 파이널 테이블을 다시 갔죠. 헤즈업까지 갔죠.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커플이 Back to Back으로 이틀만에 같은 토너먼트를 우승할 수 있을까? 어쩌면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했지만 결국 또 2등. 

하지만 근 1주일 성적을 보건데 헤즈업 연습이 확실히 빛을 발하고 있는것 같아요. 아래 사진들은 자랑질입니다. 어떻게 보니깐 요즘은 6 Max에서 성적이 잘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