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옆동네 네xx 카페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몇번을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았던 글이라 공유해 보고자 올린다. 이미 읽었던 포고인들은 복습하길 바란다. 읽고 느끼는 바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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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20:16:31

 

몇 년전에 옆동네 네xx 카페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몇번을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았던 글이라 공유해 보고자 올린다.

 

이미 읽었던 포고인들은 복습하길 바란다.

 

읽고 느끼는 바가 있음 간략한 감상후기 댓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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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다.


여상을 졸업하고, 설익은 보조개와 홍조빛 얼굴을 간직한 채, 세상에 이력서를 내밀었다.

 

외국 잡지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경리로 입사한지 4개월 째 어느 날, 사장과 단 둘이 있는 사무실.

 

옆으로 다가온 사장은 갑자기 그녀의 허벅지 위로 손을 올린다.

 

순간 들고 있던 볼펜으로 손등을 찍었지만 사장의 손은 없고 자신의 허벅지에 박혀 있는 볼펜만 있었다.

 

아직도 그 상처는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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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놀고 있는 그녀에게 일본 카지노에서 일을 해보라는 친구의 제의를 받는다.

 

합법적인 카지노가 일본에서 없다는 것조차 모르고 건너간 그녀는, 숙식을 제공받고 한달에 15만 엔을 받기로 한 그곳이 카지노이며, 그래서 불법체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겜블의 세계에 들어섰다.

 

어쨌든 5년이 흘렀다.

 

일본식 이름도 하나 얻었다.

 

마사코(勝子)였다.

 

온갖 하루살이 인생과 장사패들이 붐비며 마사코와의 한판 승부를 기다린다.

 

그래도 그들은 그녀의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부르기 싫어했다.

 

그 이름 마사코가 승자(勝子)로 불러지기 때문이다.

 

판판이 그녀에게 당하고 다시 오는 패자들의 오기를 그녀는 이용할 줄 안다.

 

도박판과 같은 카지노에서 그녀가 터득한 도박의 법칙을 오기나 무모한 베팅으로 꺾기에는 마사코는 이미 노련한 딜러로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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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가 카지노 딜러로 일하면서, 야쿠자 출신의 교포인 사장의 지갑은 매일 두꺼워졌다.

 

하루에 벤츠 한 대씩을 살 수 있는 돈을 번다고 한다.

 

버는 것이 아니라 챙기고 있다고 봐야한다 .

 

승부를 통해 돈은 마사코가 벌지만, 마사코가 가져가는 것은 월급과 승부에서 벌어들인 금액의 0.3%만 받게 된다.

 

그것도 2년이 지나서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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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쯤에 나는 그녀를 처음 만났다.

 

투자의 대세를 중시하는 서양의 기술보다는 기법을 중시하는 일 본의 사카다선(캔들차트)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집중 연구하기 시작한 나는 사카다선의 창시자 일본의 혼마 소우규(本間宗久)에 관련된 책을 찾기 위해 도쿄의 중고서점을 뒤집고 다녔다.

 

책방 주인에게 더듬거리는 일본 말로 물어보고 있을 때, 옆에서 팔짱을 끼고 쬐려보는 미소를 발 견했다.

 

도무지 일본 여자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기에 한국 여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여 자가 바로 마사코였다.

 

“한국분이시죠. 뭐 도움이라도 필요하세요?”

 

외국에서 만나면 이렇게 말을 거는 것이 보통이지만,

 

“책으로 돈을 벌 수 있겠어요?”

 

노골적으로 던진 한국말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

 

10년 가까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만났다는 그 이유가 서로를 밀착시켜주었다.

 

아니 어쩌면 카지노의 승부사를 통해 주식투자의 승부사이기를 원하는 내가 무엇인가를 얻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동안 교감이었다.

 

따지고 보면 교감이 아니라 카지노 딜러에게 일방적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도박이나 투자나 인간의 욕심을 배제한 행동은 성립될 수 없다.

 

따라서 욕심이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눈을 가져라.

 

이것이 그녀가 갖고 있는 승부사의 본질이었다.

 

경험이 중요한가? 그것은 그 다음의 문제라고 말한다.

 

실패한 경험이든 성공한 경험이든, 경험 그 자체는 흐름을 익숙하게 보는 눈만 가질 수 있을 뿐이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실패의 인자(因子)를 갖게 된다.

 

경험에서 승부사가 얻어야 되는 것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패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경험은 과정에 불과하다.

 

경험에서 결과를 염두에 두지 말고 최선의 수를 찾아서 생각하라고 했다.

 

밑빠진 독에 물은 새도 콩나물이 자란다고 하지만 승부사는 콩나물이 아니다.

 

콩은 이미 콩나물이 될 수 있는 결과의 인자를 갖고 있지만, 노름꾼이나 투자자나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승부의 인자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말하는 승부의 본질을 간파하지 못한 나는, 그 후 2년 동안 주식투자에서 내내 실패만 맛 본다.

 

실패할수록 주식을 도박과 별개의 것으로 여겼다.

 

주식에는 투자자의 법칙이 있고, 도박에 는 노름꾼의 법칙이 따로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한 동안 투자를 그만두고 나는 투자에서 승리하든, 도박에서 이기든 승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버는데 있지, 지식의 높고 낮음을 통해 우열을 가리는 것이 승부의 본질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온갖 모양새를 갖추느라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던가?

 

대세를 읽는 기술도 중요하고 시세를 꿰뚫는 기법도 중요하지만, 승부의 본질을 이해했어야 했다.

 

승부사 마사코를 찾아서 도쿄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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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상황은 변해있었다.


그녀가 딜러로 오고 나서 카지노의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것은 이익의 분배를 놓고 야쿠자 사이에 알력이 생기는 원인이 되고, 결국 칼부림으로 피를 보면서 마사코가 일하던 카지노는 문을 닫고 만다.

 

마사코는 일본인이 사장으로 있는 필리핀의 한 카지노로부터 거액의 계약금과 로얄급에 준하는 대우를 약속 받지만 딜러의 길을 이미 포기하고 일본 전국의 카지노를 상대로 게임을 하는 승부사로 변해 있었다.

 

우리는 만나자 가벼운 포옹을 했다.

 

그 포옹의 의미는 각각 달랐다.

 

나는 실패의 끝에서 그녀를 통해 승부의 본질을 깨닫기를 원했고, 그녀는 무심한 남자의 가슴을 통해 꽃과 같은 세월을 두고 사랑이 없었음을 원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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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말한다.

 

도박이나 투자나 이치는 같은 것이다.

 

판의 흐름에 순응하여 죽을 때와 살 때에 욕심과 미련이 없으면 승리가 따를 것이나, 흐름을 망각하고 물러날 때를 소홀히 하는 자에게는 승부가 없다.

 

이것이 판을 결정짓는 힘이다

 

승부를 바라보는 그녀의 생각에 힘이 있고, 맥이 있고 급소가 있었다.

 

그녀는 평소 여자로 있다가 승부의 이야기로 이어지면 순간 마사코(勝子)의 눈빛으로 돌변한다.

 

그 눈은 백두산 호랑이었다가, 후지산 늑대였다가, 상대에게 완전히 맡겨버리는 들판에 버려진 온순한 양이었다.

 

승부를 생각하는 그녀의 생각은 구체적으로 이어진다



1. 나는 일본 카지노계 최고의 딜러로 대접받았다. 그래도 승부의 정점(頂點)은 도달 할 수 없었다.

2. 승부사에게 실패는 늘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는다.

3. 카드의 패는 52장 언제나 같다. 그러나 판은 변하지 않은 적이 없다.

4. 하지만 하수는 변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배팅하며, 고수는 변한다는 사실 때문에 배팅한다.

5. 그래서 프로는 돈을 따면 일어설 줄 안다. 더 뛰어난 고수는 잃고서 일어설 줄 안다 . 게임에서 이기고도 현찰을 쥐지 못하는 꾼들이 너무 많다.

6. 승부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 확률을 넘어선 확신이 존재하는 때이다. 이때 판돈을 키운다. 확신이란 때가 올 때까지 철저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7. 말이나 논리나 분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흐름(氣)이 ‘돈’을 두고 벌어지는 판에서는 분명히 있다. 카지노에서 말하는 ‘스트리크 Streak' 효과이다. 이때 자신에게 유리한 흐름이면 배팅을 키우지만, 그 반대이면 배팅을 줄이거나 패를 덮는다.

8. 게임이 시작되면 상대를 죽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살아남는 것이다.

9. 도박에서 비수(秘手)는 없다. 있다면 속임수가 비수다.

10. 가장 빨리 이기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가장 빨리 지는 방법은 있다. 그것은 욕심이다.

11. 정공법으로는 도박을 절대 이길수 없다.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을 테크닉으로 오해하지 마라.

12.승부에는 고비가 있다. 돈이 들어올 때가 그 고비다. 이때의 자세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갈라진다.

13. 도박은 나와 상대의 싸움이 아니다. 결국은 나와 나 사이의 전쟁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해가 기울어진 오후에 만난 우리 두 사람은 이기고 지는 승부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어둠이 깊은 줄도 모르고 이자카야(선술집)의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었다.

 

마사코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나도 더 이상 들을 승부의 법칙은 없다고 생각했다 .

 

빨리 서울로 가고 싶었다.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에게 물었다.

 

진검(眞劍)의 이치를 깨우쳤냐고.

 

논리를 토대로 한 것은 논리로써 무너뜨릴 수 있다.

 

체험을 토대로 세워라.

 

그때 정녕 ‘나’라는 존재는 소실되지 않는다.

 

그곳이 비록 노름판이든, 주식시장이든 사실이 그러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건네준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도박은 훈련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각성의 소산이다.


투자도, 사랑도 훈련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각성의 소산이다.

 

서울로 향하던 내 마음이 그녀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도박을 도박으로 보면 도박이다.

 

투자를 투자로 보면 투자일 뿐이다.

 

도박 그 속에 있는 이치를 모르고, 투자 그 너머에 있는 이치를 모르고는 현실(실전)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구속되는지, 진검(眞劍)을 앞두고, 나는 지금 섹스를 통해 또 한번 깨우친다.

도박이나 섹스나 투자나 이것을 움직이는 이치는 같았다.

 

나는 지금 그녀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섹스를 통해 승부 속에 흐르는 이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테크닉이나 정력의 문제가 아니라 각성의 차원이다.

 

전희→발기→삽입→사정 에 이르기까지의 이치를 터득하고 있는가.

 

이것은 도박의 탐색→배팅→레이스→승패 의 과정을 통해서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법칙과 다를 바가 없었다.

 

주식투자에서 진검을 통해 경험한 것보다 더 큰 경험을 나는 덤으로 얻었다.

서울로 돌아온 나는 변해 있었다.

 

도박과 섹스의 이치가 그렇다면 투자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돈을 두고 벌어지는 ‘음모’와 ‘작전’이 판치는 곳에 법칙이 없고, 질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치마저 혼돈 속에 묻혀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투자를 다시 생각했다.

 

그때 주가의 힘(勢)이 보였다.

 

힘(勢) 속에 숨어있는 법칙이 보였다.

 

질서가 잡혔다.

 

조주→진입→분출→방사 의 큰 산이 내 안에 들어왔다

 

힘(勢)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면서, 기(氣)세등등, 패기(氣)만만, 기(氣)고만장 의 에너지가 들어왔다.

그렇게 상처받은 과거를 치유해 내고 있을 때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마사코였다.

 

그녀는 죽었다고 말했다.

 

승부사 마사코는 승부 너머에 있는 정수(精髓)을 얻기 위해 철저히 죽었다고 했다.

 

그래서 열도에서 떠도는, 이 땅에서 건너간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우리 선조들의 혼을 달래기 위해 마사코는 이제 죽어서, 각성으로 새로 태어나기로 했다.

추운 겨울 절로 들어가기 전에 보낸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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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내가 그 절을 찾아갔을 때, 마사코는 선조의 혼을 달래는 기도를 위해 떠나고 없었다.

 

그리고 그곳 스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눈을 맞으며 산 속에 들어온 마사코는 승적불가의 판정이 내려졌다.

 

이것은 주지스님의 계산된 시험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마사코는 물었다.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네 보조개에 아직 승부의 피가 흐른다.”

 

잠시 고개를 숙인 마사코는 부처님 같은 미소를 짓고는 화로 위에 올려진 인두를 잡았다.

 

순간 방안에 있던 스님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마사코는 벌겋게 달아있는 인두로 자신의 보조개를 지졌다.

 

보조개가 사라진 얼굴에는 웃음대신 눈물이 흘렀다.

 

승부사가 죽고 각성의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지켜보던 스님들은 괴성을 질렀지만, 주지스님은 웃으면서 탄성을 질렀다.

그렇게 마사코는 머리를 깎았다.

 

일본 카지노계의 최고의 딜러였으며 승부사인 그녀는 그렇게 승부의 세계를 떠나갔다.그녀가 남기고간 승부의 대한 생각은 승부사로 살기로 한 내가 흔들리고 어려울 때 여전히 힘이 되어 다시 도전하게 만들어주는 에너지로 변해 있었다.

오늘, 승부사 마사코(勝子)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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