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평소 야간 근무를 할땐 1시~6시엔 잠을 자는데, 오늘은 어제 토너의 우매함을 달래기 위해

좋은 책도 읽고 홀덤 카페에서 마인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읽고 있다.

그중에서도 홀덤전성기때 대한민국 넘버원 카페라고 할 수 있는 라포x 란 카페에서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 있다.

이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네임드가 된 분들이 많다.

써니x, 이광x, 스티xx, 김수 x , 초x, 일산xx

기타등등...

홀덤 태동기 적에 쓴 글들이지만 지금 읽어도 주옥 같은 글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중 포고인들이 홀덤을 접할때 도움이 될만한 글들을 하나 올려본다.

출처: 네이버 카페 라포x  효x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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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와 베이스볼은 여러 면에서 닮아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그렇고 시즌 내내 펼쳐지는 장기 레이스에서도 또한 그렇습니다.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게임에서 질 수 있는 게 야구이듯이 많은 팟을 따내고도 단 한 번의 팟으로 그날 게임에서 질 수 있는 게 포커입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입니다.

게임 내내 끌려다니다가도 단 한 번의 기회에 집중력을 살려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포커 또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야구는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경기수를 자랑하는 게임입니다.

그만큼 야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덕목 중의 하나가 ‘solid’입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들 곧잘 말하는데요 투수는 포커 플레이어와 매우 유사합니다.

선발투수에게는 먼저 한 해 200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강인함이 요구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등판하는 매 게임마다 6~7이닝 이상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초반에 난타당하더라도 책임진 이닝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박찬호가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가 가장 많이 들은 상담조언이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라’ 였습니다.

초반에 대량실점을 하고 설령 그 게임을 내준다 하더라도 한계 투구수에 도달하지 않고 6~7이닝을 책임져준다면 그는 선발투수로서 어느 정도 제 몫을 한 겁니다.

선발투수가 조기에 강판당하면 내일 있을 게임에 써야할 불펜전력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되고 이는 팀전력의 손실로 이어집니다.

야구는 7할의 승률이면 도미넌트하게 리그를 우승할 수 있습니다.

그날 그날의 승패보다 게임의 내용을 중요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초반에 배드빗이 많이 나오거나 안 좋은 상황에 엮여 칩을 많이 잃더라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자신이 평소 치는 핸드수까지 매판마다 블라인드 액수만큼의 푼돈이라도 황금처럼 여길 줄 아는 자세를 견지해낸다면 그는 분명 뛰어난 플레이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수나 포커플레이어를 떠나 사람의 질은 불행에 대처하는 법을 통해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이 맡은 이닝을 끝까지 책임져주고 장애를 만났을 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인드를 소유하고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면 그 투수는 정글과도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링게임에서 포커 플레이어가 살아남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투수가 갖춰야 할 품성은 포커플레이어가 갖춰야 할 품성과 거의 동일합니다.

타자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상대의 카드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공격적이어야 하며 타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하고 (플레이어의 성향이나 버릇을 알고 있어야 하고)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확신) 과 더불어 영리해야 합니다.

공 한 개의 실투로 승부가 갈리기도 하는 야구에서 (김병현이 월드시리즈에서 뉴욕양키스에게 동점홈런과 역전홈런을 맞았었죠. 김병현의 광팬인 저는 그 때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시점에서는 상대와의 피말리는 ‘guessing game’ 이 진행됩니다.

타자의 입장에서는 투수의 결정구가 무엇인지, 공격적인지, 새가슴인지, 제구력이 좋은지, 초구에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넣는 버릇이 있다면 초구부터 공략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진루가 중요한지 아니면 한방이 중요한지 등을 생각합니다.

투수의 입장에서는 타자가 어그레시브한지 아니면 패시브한지, 어그레시브 하더라도 유인구에 잘 속는 루즈함이 있는지, 상대 타자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려 합니다.

야구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고 마인드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게임입니다. 재능이 곧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야구만큼 불확실한 종목은 찾기 힘듭니다.

재능이 풍부한 유망주들은 마이너리그에 득실대지만 그 선수들이 모두 메이저리거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는 유망주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가 아주 힘듭니다.

야구에는 재능 이외의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포커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후배가 있습니다.

저보다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카드를 몇 번 같이 쳐 보면서 저는 그 친구가 카드에 남다른 감각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카드를 정말 잘 친다는 소문을 들어서 도대체 어떤 친구인가 궁금했었는데 막상 같이 쳐보니 어린 친구가 카드 스타일이 잘 벼린 칼날처럼 매우 날카로웠습니다.

전 금세 그 친구가 좋아졌습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친구였고 또 그 재능이 너무 아까워서 저는 그 친구에게 온라인 포커를 권했습니다.

너 정도 실력이면 어중간한데 취직하는 것 보다는 분명히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고 저 스스로도 확신했습니다.

저보다 카드를 훨씬 잘 치는 친구였기 때문에 온라인 포커에 적응만 잘 하면 상당한 실력자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포커를 단지 노름으로만 치부하는 사회에서 카드에 대한 남다른 재능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별짓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이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사고를 그 친구에게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제가 원하기도 하는 거였고요. 전 그 친구에게 칩을 보내면서 온라인 홀덤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딸 생각보다는 오래 버티겠다는 생각으로 게임하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번 칩을 보내주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친구는 보내줄 때마다 금세 올인이 났습니다.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그 친구는 게임이 안 풀리면 그걸 못참고 더 큰 방, 더 큰 방으로 계속 올라가다가 결국 올인당하는 식이었습니다.

전 그 친구에게서 중요한 것 한 가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개미처럼 일하는 습성’입니다.

포커에는 한 번에 많은 돈을 쥘 수 있는 기회도 분명 있지만 노동에 대한 대가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노동이란 ‘절제, 인내, 땀’이고 그게 바로 ‘solid’입니다.

‘solid’는 talent 가 아니라 mind 의 힘입니다.

미국에는 ‘명예의 전당’ 이란 게 있습니다.

야구를 곧잘 인생에 비유하곤 하는 미국인들은 통산성적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두 해 불꽃처럼 타올랐다고 해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야하고 그러면서 꾸준한 성적을 올려야만 합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야구를 정말로 사랑해야지만 가능합니다.

그건 자신의 생에 충실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면서도 리그 최상위권의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다면 그 선수는 삶의 최고 지위인 존경과 명예를 부여받게 됩니다.

투수와 포커플레이어는 그 품성이 매우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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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하며

몇 번의 전투에서 지더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도도함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