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에 입문하기전 1999년 말 ~ 2000년 초 5개월동안 바두기란 도박에 빠져산 적이 있었다. 모아둔 적금 포함 카드깡 / 카드론 등으로 도합 6000여만원 손실을 보았고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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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01:57:06

홀덤에 입문하기전 1999년 말 ~ 2000년 초 5개월동안  바두기란 도박에 빠져산 적이 있었다.

 

모아둔 적금 포함 카드깡 / 카드론 등으로 도합 6000여만원 손실을 보았고 4000여만원의 빚을 져서 그 빚을 갚기 위해 3년을 고생한 시기가 있었지.

홀덤은 일반 카지노게임과는 달리 재능과 노력에 의해 실력이 결정되는 게임이라 운에만 의존하는 겜블하고는구분되어져야 한다.


하지만, 제로썸 게임에서 레이크가 나가므로 전체적으로 보면 이기는 선수보다 지는 선수들이 훨씬 많은게 이 세계의 섭리이다.

 

그러므로 홀덤도 도박의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홀덤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게임도 될수있고 겜블도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10년여 홀덤하면서 주변에서 홀덤으로 잘못된 사례들도 많이 봐왔고.

 

젊었을때 한번 홍역을 앓아 도박의 무서움이 얼마나 크며 그로 인해 사람이 얼마나 피폐해 질 수 있는가? 를 알기에 늘 긴장을 늦추고 있지 않다.

 

아래 글은 홀덤 전업시 강친 닷컴이란 사이트에서 읽었던 글인데, 한창 젊었을 시기에 빚을 갚기 위해 고생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지.

포고인들도 여차하면 이분하고 같은 처지가 될 수 있기에 늘 조심하고 분수에 넘는 게임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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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도를 결심하며...]


수도없이 단도를 결심하지만, 얼마 후에는 다시 단도를 결심해야 하는 상황을 반복하던 사람입니다.

이틀 전 강랜에 영구정지를 신청했습니다.

여권은 와이프에게 맡겨두었고, 신용카드와 통장도 모두 와이프 명의로 바꾸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지난 7년간 잃은 건 돈 뿐이 아니었습니다.

신용과 건강, 시간, 가족 등 모든 것을 강원랜드에 바쳤던 겁니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

제가 이번에는 정말로 도박을 끊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2002년, 몇년 간의 직장생활과 집에서 보태준 1억으로 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나이키, 폴로. 리바이스, CK등의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병행수입 사업이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경쟁업체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마진이 큰 편이어서 꽤 잘나갔습니다.

얼마되지 않아 인터넷 판매는 물론 서울과, 부산, 수원에 가게도 내게 되었고, 유럽쪽 명품 브랜드들로 사업도 확장했습니다.

운대가 좋았는지 손대는 브랜드마다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30대 중반 나이에 벤츠도 뽑고, 3년만에 집에서 보태줬던 돈도 모두 돌려드렸습니다.

2005년에 고등학교 교사인 와이프와 결혼도 했고 다음해에는 40평 아파트도 마련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그리운 시절입니다.

단 하나, 저와 와이프 둘 모두 기능에 문제도 없고 잠자리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흔히 말하는 "원인불명 난임"이라는 것만 빼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저는 술, 담배, 여자도 안 하고, 도박이라고 해봐야 명절날 윷놀이나 민화투가 전부인, 친구들 사이에서는 재미없는 녀석입니다.

그런 제가 처음으로 카지노에 가게 된 건 2006년 봄이었습니다.

옆 가게 사장님들과 함께 동해에 회를 먹으러 갔다가 오는 길에 강원랜드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카지노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저 또한 천원, 오천원짜리 칩을 만지작거리며, 다이사이 테이블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소시민일 뿐이었습니다.

끽해야 2천원, 3천원 배팅이 전부일 뿐이었죠.

골프용품샵을 하는 한 사장님이 그런 제가 보기 답답했는지 저를 룰렛 테이블로 끌고 갔고,
그곳에서 두턴만에 30만원짜리에 맞았습니다.

"것봐라 내 말대로 만원 갔으면 이게 얼마 짜린가 말이다.".

한 사장의 말대로 저는 만원짜리들로 배팅을 시작했고 한 시간도 안 되서 500만원 가량을 땄습니다.

그 뒤 시간이 되서 카지노를 나오려고 일행을 모으는데, 일행 중 한 분인 최 사장님이 머신에 200만원을 넣은 상황이고, 이제 곧 터질때가 됐기 때문에 더 해야 한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들은 최 사장님이 50만원만 더 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최 사장님 뒤에 서서 머신 돌아가는 걸 보는데, 최 사장님 옆에 앉은 노인분이 올인이 됐는지 쌍욕과 함께 머신을 걷어차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일행 중 한분이 제가 오늘 운이 서는 거 같으니 그 자리에 앉아보라고 권했고, 그래서 그 빈 자리에 제가 앉게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생각없이 만원짜리들을 하나씩 머신에 넣었습니다.

30만원 쯤 들어갔을 때 1300만원짜리가 제 자리에서 터졌습니다.

원래는 300만원짜리가 터지길 기다리면서 머신을 돌리던 거였는데, 뜻하지도 않은 맥시멈 2000만원짜리 잿팟이 1300만원에서 제 자리 떨어진 겁니다.

일행들은 제 손이 신의 손이라고 호들갑을 떨었고, 그 때부터 저 스스로도 카지노에 운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당시 돈 일이천은 저에게 큰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날 딴 돈으로 일행이 잃은 돈 모두를 채워주고, 회비로 냈던 여행경비와 다음 달 골프비까지 모두 뺐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뒤에서 지켜보다 잿팟이 제 자리에서 터지자 눈물을 글썽이던 노인분께도 백만원을 줬습니다.

그러고도 4백만원이 남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일년 가량은 까맣게 강원랜드를 잊고 사업일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2008년 초에 사건이 하나 터집니다.

미국에 송금해야 할 물품대금 10만불을 경리가 들고 사라진 겁니다.

사업 초기부터 실수 한 번 없던 경리였는데, 분명 어떤 사고를 당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에 시간을 내 그 여직원의 친구와 집안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저는 여직원이 정말 큰 사건을 당했다는...

아니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녀는 도박중독이었던 겁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원인제공자는 저였던 같았습니다.

누군가 강원랜드에서 수천만원을 땄다는 소리를 듣고 그 말에 강원랜드에 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누군가가 꼭 저 같았습니다.

그녀의 이메일과 핸드폰 음성녹음등에 돈은 상관없으니 돌아오기만 하라고 남겼지만 그녀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두 달만에 경찰서에 그녀를 고소했습니다.

몇 개월 뒤 경찰서에서 여직원을 잡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원주경찰서였습니다.

사기를 치다 잡혔는데, 여죄를 조사하다 저에게까지 연락이 온 거였습니다.

일찌감치 카지노 정지를 당한 그녀는 그 동안 다른 사람 신분으로 카지노 출입을 했었고, 횡령한 10만불은 물론, 그녀의 집안까지 풍비박살 낸 상태였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착실했던 그녀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걸 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내가 내 뱉은 한 마디 말 때문이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여직원에게 묻자 내가 강원랜드에서 2천 가량을 땄다고 자랑했던 말 때문은 아니라고 했지만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정말 죄송하다고, 평생이 걸려서라도 갚겠다고 애원하는 그녀와 그녀 가족들의 눈물 앞에,선처를 부탁하다는 탄원서 한 장을 쓰고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몇 일 뒤, 저는 혼자 강원랜드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아끼던 여직원의 일생을 망친 그곳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내가 한번 도전해 보겠다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첫날 200만원을 땄습니다.

그 다음 달에 갔을 때도 200만원을 땄습니다.

테이블은 룰렛에서 블랙잭으로, 블랙잭에서 바카라로 옮겨졌습니다.

연승에 연승을 거듭하며 금새 2천만원 이상을 땄고, 카지노에서 돈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바보처럼 생각됐습니다.

플러스 금액이 5천을 넘어섰을 때, 내가 카지노에 운이 있다는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확신 때문에 카지노 출입 횟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시드머니도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땄던 돈은 어느 순간 마이너스로 변해있었고, 그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겨울 날... 뭣에 씌었는지 하루에 3천을 날리게 됩니다.

그 다음 주에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앵벌이를 고용합니다.

투핸드가 쓰리핸드로, 쓰리핸드가 포 핸드로 늘어납니다.

불과 한달... 한달이었습니다.

성남에 새 점포를 열기 위해 모아뒀던 1.5억이 날아갔습니다.

그 뒤 얼마간은 본전 생각에 잠도 오지 않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수를 쓰더라도 강원랜드에서는 본전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부터 마카오를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2010년 초... 와이프에게 새 브랜드를 알아보기 위해 홍콩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로올링 업자를 통해 5만불을 들고 마카오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제 두번째 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무서울 정도로 연승을 했습니다.

고액 배팅을 하지 않는데도 일주일 동안 10만불을 올렸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그 운은 계속 됐습니다.

여기까지만 하고 공항으로 간다고 앉은 슈에서 22개 짜리 뱅커 줄이 떠 준겁니다.

고객들은 물론, 딜러와 직원들까지 22개는 난생 처음이라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역시 나는 된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본전과 로올링비, 환전수수료, 여비등을 빼고도 한국에 돌아온 제 통장에는 16.5만불이 들어있었습니다.

거기서 끝냈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카지노에서 된다는 그 확신이 문제였습니다.

다시 강원랜드 출입이 시작됐고, 몽롱하고 꿈과 같은 1년이 흘러갔습니다.

그해 겨울에 통장 잔고가 바닥을 찍었고, 대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 신용대출과 사업자 대출로 반년을 강원랜드에서 버텼습니다.

그 뒤 카드론, 현금서비스는 물론 제2 금융권 대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반년이 흘렀을 때, 대출금을 갚기 위해 부산 점포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보증금과 권리금으로 받은 2억으로 대출금을 갚고 2500이 남았는데, 그 돈도 사흘이 안 되 모두 날렸습니다.

와이프에게 하는 거짓말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요즘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라는 말이 제 입에는 버릇처럼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 거짓말들 때문이었을까요.

그 잘되던 사업도 정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경쟁도 엄청나게 심해지고, 특히 세금을 내지 않는 간이과세자의 특성을 이용해 사업자 명의 돌려쓰기를 하며 가격을 후려치는 몇몇 인간들이 덕분에 매출은 계속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사장이란 작자가 일주일에 한두번 잠깐 얼굴만 비추는게 고작이니 사업이 잘 될리 없었겠죠.

2011년 가을, 서울과 수원 점포도 정리하고 재고 물건들을 경쟁업체에 덤핑으로 넘겼습니다.

그 잘나가던 저에게 남은 거라곤 인터넷 쇼핑몰 하나와 직원 둘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마카오에서는 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개 줄을 또 만날 거라는 헛된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빚을 정리하고 남은 돈 7천을 들고 또 한번 비행기에 오릅니다.

사흘도 안되 7천만이 거짓말처럼 날아갑니다.

와이프에게 온갖 거짓말로 송금을 요청합니다.

천, 천, 이천, 천, 천..... 맞습니다.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마지막 직원들 월급 줄 돈 까지 모두 꼬라박았는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강원랜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비참한 2년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멀쩡했던 한 인간이 강원랜드에서 어떻게 바닥까지 내려가는지, 그 진행상황을 여기 계신분들은 대충 알고 계실 겁니다.

호텔이 모텔로, 모텔이 사우나로, 사우나가 자동차 쪽잠으로 바뀝니다.

은행대출이 막히자 사금융, 카드캉, 콤프깡, 차량대출, 전당포로 발길이 이어집니다.

거짓말의 범위도 와이프에서 가족들, 친구들, 거래처 사장, 직원들에게로 한 없이 넓어집니다.

그렇게 예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2년 동안 벌어졌습니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본전을 찾을 수 없다는 걸 빤히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강원랜드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수도 없이 그만하겠다고 결심을 해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정선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와이프가 교사생활로 모아놓은 돈을 거짓말로 빼내서 날리고, 예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와이프 월급날까지 계산해서 꽁지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감당하기 힘든 빚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카지노에 바친 돈이 5억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계산하기가 두려운 상태였는데도 계속 테이블에 앉아 풀뱅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당시 머릿속에는 얼마라도 따야한다는 오기만이 남았을 뿐이었습니다.

작년 여름의 일입니다.

완전 코너에 몰린 저는 마카오에 다시 한번 가기로 결심하고 와이프에게 교직원공제대출을 받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사업에 들어갈 돈이라는 거짓말과 함께였습니다.

그러자 한참을 생각하던 와이프가 저에게 통장을 하나 보여주었습니다.

매월 40만원씩 3년이 된, 1300만원이 든 적금 통장이었습니다.

무슨 돈이냐고 묻자 와이프가 머뭇거리다 말했습니다.

인공수정이랑 시험관아기 하려고 모은 돈이라고...

야간자율학습 감독이랑 외부시험 채점하면서 모은 돈이라고...

자기 나이 40이 되기 전에 해야하기 때문에 내년에 나에게 말할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필요하다면 써도 된다고....

저는 아무말없이 통장을 다시 와이프에게 돌려주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들어갔습니다.

제 와이프는 바보입니다.

제가 말도안되는 황당한 거짓말을 해도 철썩같이 믿는 바보입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이유가 사업이 잘 안되기 때문인 줄 알고 보충수업으로 번 돈으로 한약을 져 왔습니다.

자기가 응원해 줄테니까 힘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와이프를 수십, 수백번이나 속인 저는 정말 죽일 놈입니다.

그 동안 와이프가 겪었던 고통과 부담이 새롭게 떠올라 가슴을 후벼팠습니다.

불임이 자기탓이 아닌데도 그것때문에 항상 시댁식구와 저에게 미안해하던 와이프였습니다.

야간자율학습 감독 수당이 시간당 7천원이고, 외부시험 채점일이 건당 3~4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남편이 몇년 동안 생활비 한푼 안 가져다 주고 카지노에서 수천 수억을 날리는 동안, 와이프는 아기를 갖겠다는 부푼 꿈과 함께 고생고생하면서 만원 이만원 돈을 모았던 겁니다.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지하주차장 차 안에서 두 시간을 혼자 울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올라와 와이프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못 믿겠다던 와이프가 제 표정을 보고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울었습니다.

우리 둘은 그날 저녁 내내 울었습니다.

얼마 뒤 저는 쇼핑몰도 정리했습니다.

옥션과 지마켓, 11번가 등의 오픈마켓에 재고를 싸게 처리하고, 예전 경쟁업체 사장들을 찾아다니며 물건들을 도매로 넘겼습니다.

연애시절과 결혼 초기에 와이프에게 선물했던 명품들과 보석, 가구 등 집안에 돈이 될만한 모든 것들을 중고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급한 빚들을 그렇게 갚고 새로운 쇼핑몰과 SNS 등을 열고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시장도 예전같지 않은데다 거래하던 해외 업자들도 제가 몇차례나 결제 빵구를 낸 탓에 좀체 계약을 하지 않으려 해서 규모나 수익은 예전의 1/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할 줄 아는게 그거 뿐이라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동안 쌓인 빚을 갚으려면 앞으로도 까마득하지만, 남은 생 동안 와이프를 위해 살겠다고, 어떤 일이든 닥치든 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밥 먹는 시간까지 쪼개고 쪼개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후딱 지나가고, 지난 주에 예전 사업초기에 알고 지내던 업체 사장 분이 전화를 해 왔습니다.

자기가 캠핑 용품을 수입해서 백화점이랑 마트, 홈쇼핑등으로 진출하려고 하는데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 듣자하니 네 쪽 사업이 어려워져서 정리했다던데 다른 일 없으면 맡아줄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어느덧 나이 43이 된 제 인생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제의였습니다.

하지만 속으로 덜컥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남의 사업을 맡아서 하다가 내가 다시 도박에 손을 댄다면? 하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제 인생이 끝장날 거라는 두려움이 엄습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고, 며칠을 고민하다 사장님께 일을 맡겠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서는 힘들걸 알기 때문에 와이프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남아 있는 모든 재산의 명의를 와이프 이름으로 돌리고, 제 신용카드와 계좌를 모두 닫고 와이프 신용카드와 통장을 열었습니다.

비밀번호도 와이프만 알고 있기로 했습니다.

카드 한도도 최소한으로 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아예 불가능하게 했습니다.

여권은 와이프만 알고 있는 곳에 보관하기로 했고, 위치 추적 앱을 와이프의 핸드폰에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마지막으로 와이프와 함께 강원랜드에 영구정지를 신청했습니다.

돌라오는 길에 와이프의 웃는 얼굴이 그렇게 예뻐보일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절대 그녀 얼굴에 눈물이 나지 않게 하겠다고 오는 길 내내 결심 또 결심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내일 모레인 목요일에 저는 첫 출근을 합니다.

정말 죽을 각오로 다짐을 하고 또 했지만, 아직까지 제 스스로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제가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게 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한번씩만 기원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주절주절 많이 길어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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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02:05:38

2017.11.10 02:10:17

2017.11.10 0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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