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이라 글재주는 없는데 일하다가 심심해서 시간도 떼울겸 한번 찌끄려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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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17:04:53

일자무식이라 글재주는 없는데 일하다가 심심해서 시간도 떼울겸 한번 찌끄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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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10년간의 노력과 피땀이 바스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두달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3400만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700만원으로 1억도 금방 만들어봤잖아. 냉정하게만 하자."

.

머릿속 생각과 다르게 손은 본전 생각이 났는지 베팅은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7백, 12백, 15백.. 올인. 화도 나지 않는다. 귀신에 씌였던 것일까..

 

베팅할때는 뭐에 씌인양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걸 잃고 나니 차분해 지고 웃음까지 나온다.

 

반복, 반복..

 

죽자. 죽어버리자.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자.

 

몇십만원 남짓. 그리고 한도가 꽤 충분한 신용카드 한장.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간다. 근처 편의점과 약국에서 노트 한권과 볼펜, 소주, 수면유도제를 구입한다.

 

하루 숙박 체크인을 하고 유서를 쓴다. 소주를 마신다.

 

라운지로 올라가서 술을 존나게 마셨다.  취하지가 않는다 취하지가 않아.

 

지하 bar 로 내려가 인생 마지막인데 뭐 씨팔. 로얄살루트 한병과 쿠바산 시거를 피웠다.

 

그리고 객실로 올라와 수면 유도제를 먹은후 문고리에 목을 걸만한 끈을 찾아본다.

 

커튼 매듭 짓는 끈 두개를 엮어 문고리에 건다. 그리고 목에 감고 몸을 늘어뜨렸다.

 

엄창나게 술을 마셨음에도 의식은 더 또렸해 진다. 심장 소리가 귓가에서 쿵쿵대고

 

눈을 감은 와중에도 눈앞이 더 컴컴해진다. 아 여기서 의식이 끊어지면 죽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몸을튼다. 온몸이 땀에 젖고 공포감이 엄슴해온다. 너 뭘한거냐? 스스로를 자책한다.

 

참 간사하다. 모든걸 다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고쳐먹고 죽음의 공포 좀 살짝 느껴봤다고

 

돈 몇억에 목숨 버려가며 가족들에게 상처 줄 일을 했다는게 창피해진다.

 

병신새끼. 살아라. 적어도 빚은 몇푼 안되지 않는가..

 

멘탈을 잡고 집으로 갔다. 깨끗이 씼고 계획표를 만든다.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아직 젊고 몸뚱아린 건강하잖아 스스로 딸딸이 쳐본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뭔 걱정이냐며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그리곤 정신병원 상담과 집 근처의 단도박 모임을 알아본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박중독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별로 도움이 안되는거 같다.

 

간단한 심리치료와 결국 약물로서 충동을 억제하는건데 그건 일시적인 방법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도박 모임은 집근처에 있어서 도보로 이동해도 될만한 수준이라 도움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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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상담하는날

 

상담사가 상당히 푸근한 모습이다. 아버지뻘 돼 보였다.

 

신상명세서를 기록하고 했던 게임. 잃은 금액. 등등

 

상담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아이고 선생님 지혁(가명)이가 차에서 자살했답니다."

 

상대방 목소리가 워낙 큰지라 스피커 폰이 아님에도 말소리가 새어나왔다.

 

상담중이라고 이따 전화한다며 전화를 끊는다. 존나게 쿨하다.

 

아니 씨발 누군진 모르지만 사람이 죽었다는데.. 겁나게 쿨하네 생각했다.

 

간단하지만 임팩트 있던 상담이 끝나고 옆방에 모여있는 단도박모임

 

회원들이 있는 방에 들어간다. 10명 남짓. 모두 남자다. 웃으며 반겨준다.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참여한다는 자체가 시작이 반이라며

 

잘왔다고 격려해준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수업(?)에 들어간다. 간단한 팜플렛을 나눠준다.

 

마치 군대에서 점호시간에 복무신조를 외치듯

 

팜플렛 표지에 쓰여있는 단도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다.

 

한명이 선창하면 나머지 회원들이 복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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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존나게 기네. 이따 10시 넘어서 가게 좀 한가해지면 더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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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2

2017.08.30 17:21:09

2017.08.30 18:04:32

2017.08.30 18:23:42

2017.08.30 18:26:09

2017.08.30 18:26:19

@옥수수

2017.08.30 23:28:02

2017.09.05 11: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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