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뻘글하나 끄적여봄

실화 아닐수도 있음

약 4년전. 런던 E 카지노.

A는 덱 2개를 열고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덱1   10, 2

덱2   10,4

딜러 5

최악은 아니다. 딜러버스트의 가능성이 있기에...

여기서  A는 멈춘다. 딜러 카드는 그림 두장이 나오면서 버스트 된다.

A앞에 돌아온 칩은 투자한 4천파운드와함께 8천파운드로 돌아온다.

A의 앞에는 대략 4만5천파운드가 놓여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구경 중이다.

주위의 환호성과는 달리 A의 눈은 이미 초점이 풀려있었다.

그는 대략 2시간 쯤 플레이를 한 것 같았다.

잠시 플레이를 멈추고 화장실을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한번하고 거울을 빤히 쳐다 본다.

마음고생으로 인해 푸석해진 얼굴 피부, 그리고 초점이 없는 눈.

그는 갈등한다. 그동안 잃어왔던 돈들... 본전생각이 간절하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동안에도 테이블이 예약 되어 있었기때문에 그 테이블에서는 A만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

딜러가 베팅을 할건지 물어보자 A는 잠시 고민후 덱 두군데에 각각 2만 파운드씩을 올린다.

...

...

밖을 나오니 하늘이 참 맑다.

누가 런던이 날씨가 우중충하고 별로랬던가.

거짓말 같이 7월의 영국 날씨는 쾌청했다.

A는 터벅터벅 피카딜리서커스 부터 옥스퍼드 서커스까지 무작정 걸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빠르게 분주히 돌아간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돌아다니는 뱅커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가족과 함께 웃음을 머금고 돌아다니는 여행객들,

큰 키와 화려한 외모를 가진 모델들, 쇼핑백을 들고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쇼핑객들.

A의 눈에 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몇 년치의 학비와 이미 차까지 판 상태... 블랙잭에 빠진 몇개월이 마치 3년은 시간이 흐른거 같았다.

A는 2시간여를 정처없이 걷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A는 눈을 꼭 감고 다시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A가 눈을 떴을 때 밖은 고요함과 어둠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잠이 깨면서 이 모든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게 가슴 한켠 쓰리게 밀려왔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는데, 20 시간 이상은 자고 싶었지만 분한 마음에 잠을 더이상 청할수가 없었다.

누운채로 뒤적뒤적 찾아 꺼놨던 대폰을 켰더니

꽤 많은 카톡과 쪽지들이 와 있었다.

그 당시 활발하게 활동하던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누가누가 더 잘 지내나 경쟁이라도 하듯, 다들 파티 사진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진들

그리고 누가 내 심정을 알아주고 공감이라도 해달라는 듯한 글들

외국생활이 길어지고 있는 A를 부러워하는 듯한 댓글들

이 모든게 역겨웠다.

SNS에 슬프고 힘든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던가?

모든 사람들이 내면에는 각자의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 간다.

커피를 한잔 내리면서, 페이스북 쪽지를 확인했는데 뜻밖의 쪽지가 와있다.

우연히 A의 페이스북을 보게 되었는데, 자기는 한국인이고, 카타르에서 살고 있는 카타르 항공사 승무원이라고 소개를 하였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긴 그렇지만 본인 스타일이라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A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의 페이스북 사진을 보고 내심 싫지는 않았다.

어렴풋이 그녀는 168정도로 보이는 키에 날씬하며 볼륨있는 몸매를 가진 것 같았다.

그렇게 A는 새벽에 그녀에게 '안녕하세요. 관심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답장을 남겼다...

(ㅅㅂ 중요한 미팅이 생겨서 여기서 끊는다.)